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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원정 다득점 규정‘ 역사 속으로… 더 많은 연장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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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25 09:33:47 수정 : 2021-06-25 1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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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 홈 앤드 어웨이로 치러지는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골이 터질 때마다 팬들이 복잡한 계산을 하곤 한다. 원정팀의 득점에 가중치를 주는 ‘원정 다득점 규정’으로 득점 하나에 경기의 양상이 휙휙 변하기 때문이다. 1, 2차전 합계 득점이 같을 때 원정 경기에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린 팀을 승자로 판정하는 이 규정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 토너먼트의 긴박감을 더하고자 1965년 도입돼 무려 56년동안 적용됐다. 홈팀이 앞서더라도 원정팀이 한 골만 넣으면 승부가 뒤집히곤 해 수많은 명승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 속에 이 규정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25일 “UEFA 클럽 경기위원회와 여자축구위원회 권고에 따라 집행위원회가 클럽대항전에서 ‘원정 다득점 규정’(away goals rule)을 폐지하고 2021∼2022시즌 대회의 예선부터 적용하기로 승인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남녀는 물론 유소년 대회까지 UEFA가 주관하는 모든 클럽대항전에 적용된다. 세계축구에서 유럽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조만간 전 세계 축구 토너먼트에서 원정 다득점 규정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앞으로는 두 팀의 1, 2차전 합계 득점이 같을 경우에는 2차전 직후 전·후반 15분씩의 연장전을 치르고, 그래도 승패가 갈리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치른다. 특정한 경우에만 생겼던 연장과 승부차기가 수없이 치러질 전망이다.

 

그동안 원정 다득점 규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고 폐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원정골에 가중치를 주는 이 규정이 홈팀을 수비적으로 만든다는 비판이 많았다.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잉글랜드) 감독은 “원정 득점의 전술적인 무게감이 너무 커졌다. 애초 의도와는 반대로 홈 경기에서 수비를 잘하면 좋게 됐다”라며 규정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 속에 홈팀의 이점은 점점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좋지 않은 잔디 상태와 긴 이동시간 등 현실적 어려움 속에 원정팀이 홈팀에 비해 불리한 환경에서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홈과 어웨이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나의 예로 UEFA는 1970년대 중반 이후 통계를 제시하면서 홈/원정 승리 비율이 61%/19%에서 47%/30%로 바뀌고, 홈/원정 평균 득점도 2.02/0.95골에서 1.58골/1.15골로 격차가 줄었다고 밝혔다. UEFA는 “더 나아진 그라운드의 질과 표준화된 규격, 개선된 경기장 인프라, 강화된 보안, 비디오판독(VAR) 같은 기술 도입으로 증대된 판정의 공정성, 더 편해진 원정 조건 등이 홈과 원정 경기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했다”면서 규정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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