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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도 실전처럼… ‘모의고사’ 제대로 치른 김학범號

입력 : 2021-06-13 19:34:47 수정 : 2021-06-14 02: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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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와의 1차전 3-1 승리

전반전 17분 만에 선제 득점 불구
김진야의 거친 태클로 퇴장 ‘악재’
수적 열세 속 공수 재정비 추가골
후반 막판 어이없는 실수로 실점
올림픽 본선 돌발변수 대비 과제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지난 1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1차 평가전에서 한 명이 퇴장당한 수적 열세에도 3-1로 승리했다. 전반 17분 이상민(오른쪽 두 번째)의 헤딩 선제골. 서귀포=뉴스1

‘모의고사’는 단순히 자신의 실력을 진단해 자신감을 얻기 위해서 치르는 것만은 아니다. 다양한 상황을 경험해 이를 통해 자칫 생길 수 있는 실전에서의 돌발사태까지 대비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모의고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 이런 모의고사를 경험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의 1차 평가전에서다.

이날 경기에서 김학범호는 그동안 주력으로 써왔던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고, 전반 17분 만에 선제득점을 만들었다. 김진규(부산)가 상대 왼쪽에서 찬 코너킥이 이유현(전북)의 머리를 맞고 뒤로 흘렀고, 이유현이 공을 살려낸 뒤 크로스를 올리자 수비수 이상민(서울 이랜드)이 헤딩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주장을 맡은 이상민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첫 득점을 올렸다.

이후 한국은 한 골 앞선 상황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전반 38분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왼쪽 풀백 김진야(서울)가 상대 진영에서 공을 몰고 나오던 애비-애시 콰야 사무엘을 저지하려다 무리한 태클을 감행했고,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를 받은 것. 이 경기는 평가전이라 VAR 운영이 의무가 아니었지만 대표팀은 최대한 실전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VAR를 가동했다. 결국, 실전에서도 충분히 나올 법한 퇴장 장면이 이를 통해 나왔다.

후반 13분 이승모(가운데)의 추가골. 서귀포=연합뉴스

이 퇴장으로 한국은 후반을 수적 열세 속에서 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김학범 감독은 후반을 시작하며 이수빈(포항), 이유현을 빼고 풀백 자원인 설영우(울산), 윤종규(서울)를 투입해 수비라인을 재정비했다. 후반 12분에는 이승우(포르티모넨스), 김진규, 정승원(대구)을 불러들이고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승모(포항), 맹성웅(안양)을 투입해 공격진의 스피드를 강화했다.

결국, 1분 뒤 추가골이 나왔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맹성웅이 차올렸고 이를 이승모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20분에는 역시 교체로 투입된 설영우가 보낸 패스를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전북)이 받아 오른발 터닝슛으로 마무리해 승부를 더 기울였다.

후반 20분 조규성(왼쪽)의 쐐기골 득점 장면. 서귀포=연합뉴스

다만, 후반 30분 어이없는 수비 실수로 가나에 실점을 내줬다. 김재우(대구)의 횡패스가 차단된 후 사무엘 오벵 지아바에게 골을 허용했다. 전반전의 퇴장과 함께 실전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장면이 또 한 번 나온 것. 도쿄올림픽 본선을 대비해 수비진의 안정감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사실 이날 경기의 승패는 큰 의미를 갖기 힘들다. 가나는 아프리카 예선에서 4위를 차지해 3위까지 주어지는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팀인 데다, 방한 전 일본과 치른 평가전에서도 0-6으로 대패한 탓이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제대로 된 평가전이 가능하겠느냐’라고 우려하기까지 했다. 대신, 김학범 감독은 최종 엔트리 선발 작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해보기를 원했고, 심지어 수적 열세라는 ‘있을 법한 상황’까지 발생하며 의미 있는 연습이 됐다. 여기에 본선을 앞두고 수비라인의 안정감 향상이라는 과제까지 발견했다. 이런 김학범 감독의 테스트와 과제 확인은 2차 평가전에서도 이어진다. 2차전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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