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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경제 불안 가중… 너 나 없이 “한 푼이라도 아끼자” [2030세대 '짠테크' 열풍]

입력 : 2021-06-14 06:00:00 수정 : 2021-06-14 07: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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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시하는 ‘욜로’ 모습 갖고 있지만
불필요한 소비 최소화하는 경향 뚜렷
직장인 ‘짠테크’ 관심 30대 74%로 최다
‘설문 참여’·‘상품권 활용’ 등 방식 다양
‘영수증 모으기’·‘일기 챌린지 이벤트’도

온라인 통해 중고명품 되파는 ‘리셀’ 활발
중고거래앱 사용자 14개월 동안 140% ↑
백화점 스니커즈 리셀 매장도 속속 개점
“코로나 불황으로 ‘N차 신상’ 트렌드 가속”
직장인 김유성(32)씨는 최근 식당에서 음식값을 결제하거나 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 잔돈과 카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식당에서 1만8000원짜리 음식을 먹으면 100원은 현금으로 내고 나머지 1만7900원은 카드로 결제한다. 김씨가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가 5000원 이상 결제할 시 결제 금액 중 1000원 미만의 잔돈을 모두 포인트로 적립해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만7900원을 결제하면 900원이, 5990원을 결제하면 990원이 포인트로 적립된다. 김씨는 “한 재테크 관련 유튜버가 알려주는 정보를 듣고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며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신용카드 혜택만 잘 활용해도 한 달에 모이는 돈이 쏠쏠하다”고 얘기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욜로(YOLO)’에서 ‘짠테크족’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행복을 가장 우선에 둔 소비 행태를 가리킨다. 저축하기보다는 사고 싶은 물건을 구매하거나 취미활동에 투자하는 것이다. 반면 짠테크는 인색하다는 표현의 ‘짜다’와 경제적 투자를 일컫는 ‘재테크’의 합성어로 푼돈을 절약하고 모아 생활비에 보태거나 투자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최근 MZ세대들은 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욜로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갖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소비는 최소화하는 짠테크족의 성향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한 푼이라도 절약”… 영수증 모으고 이벤트 활용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안감과 미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소비 및 투자 방식의 일환으로 ‘짠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짠테크’에 대한 관심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30대가 74.2%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56.8%, 40대가 36.8%로 그 뒤를 이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지향하는 ‘삶의 방식’ 또한 다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야 후회가 없다’는 질문에 대해 2017년에 75.8%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올해는 55.6%로 줄어들었다. 또 ‘먼 미래의 일보다는 현재 내 삶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2017년 53.8%에서 올해 41.4%로 감소했다. 반면 응답자의 73.8%가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라면 지금을 조금 희생하며 살 수 있다’고 답했다. ‘미래의 안정적인 삶을 위해 지금부터 절약하며 살고 싶다’는 답도 76.3%였다. 예전에 비해 지금 당장을 중요시하는 욜로 성향이 다소 약해지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태도가 강해진 것이다.

짠테크 형식도 다양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본 짠테크 방식은 ‘설문조사 참여로 적립금 받기’(77.9%)였다. 또 ‘할인쿠폰과 기프티콘 등 상품권을 활용’(65.5%)이나 ‘출석체크 이벤트로 포인트를 적립’(60.8%), ‘카드사 및 금융사의 포인트를 적립 및 교환’(59.4%)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앱테크(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 합성어)는 일상이 돼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광고를 보면 1원 단위로 적립을 받는 것부터 특정 상품 관련 퀴즈 맞히기, 회원가입과 출석인증을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나 커피교환권 등을 받는 방식이다. 또 특정 앱을 설치한 뒤 걸으면 캐시가 쌓이는데 적립된 캐시로 앱 내에서 기프티콘 구매를 할 수 있다.

영수증 모으기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구매 영수증을 네이버 ‘마이플레이스’에서 인증하고 리뷰를 쓰면 첫 번째 방문에는 50원, 두 번째 방문부터는 10원을 적립해 준다. 영수증 리뷰 3회, 5회, 7회, 10회 작성에 대해 각각 500원의 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다. 하루 최대 5건까지 인증이 가능해 한 달간 7000원 이상을 모을 수 있어 짠테크족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에서 진행했던 ‘일기 챌린지 이벤트’가 열풍을 끌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7일간 쓰면 5000원, 11일간 쓰면 1만원 등 총 1만5000원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였다. “일기 쓰고 돈 받자”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해당 이벤트 참가자는 3일 만에 1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플렉스(Flex)’하면서도 ‘리셀(Resell)’은 필수

온라인 중고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2030세대들이 명품 구입 등에 주저함이 없지만,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 등을 통해 해당 제품을 되파는 ‘리셀’이 활발한 것도 짠테크와 욜로가 혼재된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쇼핑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고거래앱 사용자수는 지난해 1월 679만명에서 지난 3월 1640만명으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140%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주요 쇼핑 업종 가운데 20대 비율이 약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년차 직장인 박모(29)씨는 회사에서 받은 상여금으로 명품매장에서 가방을 구매했다. 박씨는 “그간 밤낮없이 야근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기존에 사용하던 가방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한 뒤 구매했다. 이 가방도 최대한 스크래치 없이 사용하다 다시 판매할 계획이기 때문에 사치라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소 운동화 매니아인 대학원생 김모(32)씨는 수시로 나이키 등에서 한정판 운동화 응모에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특정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연예인이 참여한 운동화는 소장 가치가 큰 데다 나중에 되팔 때는 희소성에 따라 몇 십배까지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어 재테크로도 손색없다”고 말했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취향에 맞춰 백화점에도 스니커즈 리셀 매장을 열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전 세계 최초로 미국 최대 스니커즈 리셀 편집숍 ‘스태디움굿즈’와 협약을 맺고 압구정 명품관에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성 있는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국내 최초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인 ‘아웃오브스탁’과 협력해 오프라인 매장을 영등포점에 개점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에도 번개장터의 국내 최대 스니커즈 리셀 매장인 ‘브그즈트랩’이 입점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이런 현상을 ‘N차 신상’으로 설명했다. N차 신상은 여러 차례(n차) 사용하더라도 신상과 같이 받아들여지는 트렌드를 가리킨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에 프리미엄을 붙여파는 리셀은 MZ세대의 새로운 투자방법으로 떠올랐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이 N차 신상 트렌드를 가속하고 있다. 갖고 있던 물건들을 팔아 용돈이나 생활비에 보태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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