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와 전화통화가 안 된다고 오빠가 난리가 났었어요.”
11일 광주광역시 동구청에 마련된 재개발 지역 붕괴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모씨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조씨는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사고로 숨진 A(64)씨와 ‘시누이-올케’ 사이다.
이날 조씨가 분향소에 대신 가져온 편지는 A씨의 친언니 B씨가 작성했으며, A4용지 세 장 분량에 달했다.
편지에서 B씨는 “어떻게 그 예쁜 얼굴 그 조그마한 체신 어떻게 죽었느냐”며 “왜 그 버스를 탔어”라고 울부짖었다.
이어 “광주하면 생각나고 그 부지런한 모습 어디에서 볼까”라며 “어디에서 만날까. 목소리 어디에서 들을까”라고 깊은 그리움도 드러냈다.
편지는 “불러 봐도 소용없구나”라며 “얼마나 슬퍼서, 얼마나 억울해서 비가 주룩주룩 오느냐”고도 물었다.
B씨는 “이 일은 인재다”라며 “내 부인, 내 엄마, 내 동생, 내 처제, 내 이모 살려내라”고 정부를 향한 외침도 적었다.
충남 금산에 거주 중인 B씨는 “귀한 내 동생 살려내라”라며 “나도 죽게 될 지경이다”라고 애끊는 심정도 편지에서 드러냈다.
나아가 “귀중한 생명, 할 일이 많은데 책임져라”며 “울면서 울면서 호소한다”고 이번 사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동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합동분향소에는 추모객 500여명이 다녀갔다.
광주=김민지 인턴기자 als66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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