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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로 마블링 ‘선명’… 단백질 코팅해 육질 ‘쫀득’ [S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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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3 08:29:14 수정 : 2021-06-13 08: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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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함량 높여 퍽퍽한 느낌 없애고
압출성형 기술로 고기 조직감 살려

동물줄기세포 쓴 배양육 가격 비싸
식용곤충 활용 혐오감 극복은 과제

국내선 수요 적어 시장 걸음마 단계
기술 수준 美·英에 비해 4∼5년 늦어

바이오 기업 중심 특허 출원 증가세
“환경·건강 관심 커 성장 가능성 높아”
환경·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한 대체 단백질 식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육즙까지 똑같다는 대체육이 나왔고, 세포 배양 햄버거가 개발됐다는 뉴스도 있다. 하지만 실제 먹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대체육 제품은 소비자들의 기대 이하다. 아직은 너무 비싸거나 우리나라 대체육 시장이 작아 판매 제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어 대체육 저변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씹는 맛 살린 압출성형부터 3D프린터·배양육까지

 

대체육은 식물성 원료 등을 사용해 고기처럼 만든 식품이다. 이전엔 ‘콩고기’가 대체육을 대표했다. 지금도 짜장라면의 건더기 수프에 들어가는 고기다.

 

요즘 대체육은 기술적으로 크게 진보했다. 결정적인 차이는 압출성형 기술에 있다. 이전의 콩고기가 식물성 재료를 배합해 반죽하고 글루텐으로 굳힌 것에 불과했다면, 요즘의 대체육은 식물성 단백질에 열·압력·전단력을 가해 고기와 같은 결을 가진 섬유상 조직으로 단시간에 사출한다.

 

압출성형 기술을 사용하면 길게 찢어지는 고기의 조직감을 구현하면서 수분 함량을 60∼80% 정도로 높게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씹었을 때 퍽퍽하지 않고 고기와 유사한 느낌이 난다.

 

현재 소비자들이 마트나 비건 레스토랑에서 접하는 대체육은 대부분 이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압출성형기가 있다고 해도 재료의 종류와 배합, 온도·압력·수분 조절 등 공정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기업 고유의 노하우가 중요하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실험실에서도 ‘진짜 고기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일례로 3D프린터 대체육은 식물성 재료를 넣어 실처럼 뽑아내 직물을 짜듯 고기를 만든다. 조직했을 때 서로 엉겨 붙지 않고 결을 유지하면서 고기처럼 찢어지는 질감을 구현하기 위해 단백질 성분에 코팅을 한다.

 

3D프린터를 사용해 대체육을 개발 중인 고려대 박현진 교수 연구팀은 “프로그래밍에 따라 원하는 조직감을 고기와 거의 똑같이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선명한 마블링에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현재 10분에 스테이크 1개를 만들 수 있는 기계 속도를 10초에 1개꼴로 끌어올려 내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배양육은 대체육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살아있는 동물세포에서 얻은 줄기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 실내에서 키워내는 식용 고기다. 맛은 고기와 같고, 식물성은 아니지만 투입자원이 적어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13년 네덜란드 모사미트가 세계 최초로 배양육 패티를 선보인 뒤 배양육은 여전히 실험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포를 배양하는 데 일주일 이상 걸리는 데다 생산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2013년 배양육 패티 생산가격은 100g에 37만5000달러(약 4억1600만원)였고 2017년 1986달러로 낮아졌다.

 

네덜란드, 이스라엘, 미국, 일본 등이 주도하는 배양육 연구는 현재 윤리적으로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생산단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곤충을 이용한 대체육 개발도 시작됐다. 식용곤충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얻은 원료로 대체육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식용곤충은 기르는 데 자원 사용량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다. 또 고소한 풍미를 갖고 있어 대체육으로 만들었을 때의 맛과 향은 식물성 단백질 대체육보다 더 고기에 가깝다는 평이다. 다만 곤충에 대한 소비자들의 혐오감은 극복해야 할 점이다.

◆한국 대체육 시장 ‘걸음마’ 단계… 기술 개발 속도

 

선진국에서는 축산식품을 대체하려는 사회적 관심을 바탕으로 대체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47억4100만달러 규모였던 대체육 시장은 2023년 60억36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영국 등 대체육 선진국은 실제 육류와 유사한 조직감·맛·풍미 구현을 목적으로 한 소재와 가공기술을 개발했다. 대두(콩)뿐 아니라 완두, 녹두, 버섯, 해조류 등 주재료는 물론 지방감과 육즙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다.

 

반면 국내 대체식품 기술 수준은 해외보다 4∼5년 늦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교적 한정적인 단백질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 육류의 조직감·맛·풍미 등 육류 특성을 모방하는 기술과 제품군의 다양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740만달러로 미국 시장(9억9500만달러)의 57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대체식품의 원천기술 특허 출원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대체육류의 주원료인 식물성 단백질 개발을 비롯해 식물성 피, 식물성 지방, 천연첨가물 등을 개발한 기업이 나왔다. 배양육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도 여러 곳이다.

시장은 성장세이긴 하나 아직 수요가 적다. 미국 비욘드미트를 독점 수입하는 동원 F&B 관계자는 “제품을 수입한 지 2년째인데 아직 10만개밖에 팔리지 않았다”면서 “한국 대체육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시장 추이를 살피며 미래에 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대체육 라인을 생산 중인 농심과 풀무원 외에 CJ제일제당, 대상, 신세계푸드 등에서도 대체육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로 구성된 ‘대체 단백질 식품 전문가 협의체’를 꾸려 운영 중이다. 아직 대체육에 대한 용어 정의도 불분명한 상황이기에 대체 단백질에 대한 용어를 정리하고 식품 기준 등을 마련해 시장 기반을 다지려는 목적이다.

 

류기형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환경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한국 대체육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면서 “한식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육 상품을 개발하고 원료를 국산화하는 것이 한국 대체육 시장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밝혔다.

 

◆대체육 구입 시 고려사항·불만 1위 모두 ‘맛’

 

국내 대체육 시장은 이제 막 시작 단계로 아직 소비자 인지도가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식육가공품 구입 경험자 500명 중 대체육을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56.2%로 절반을 조금 넘었다.

 

대체육을 알고 있는 사람 중 직접 먹어봤다고 응답한 비율은 50.2%(141명)로 전체 식육가공품 구입자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대체육을 먹어본 이유로는 ‘단순 호기심’이 44%로 가장 높았고 ‘건강할 것 같아서’가 40.4%로 두 번째였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호기심에서 먹어본 경우가 많았으며, 40∼50대는 건강 때문에 취식했다는 비율이 높았다. 대체육을 알고 있으나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47.9%), ‘일반 육류에 비해 맛이 없을 것 같다’(44.3%)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체육을 먹어본 응답자들은 불만족스러운 점으로 ‘맛’을 꼽았다. 일반 육류에 비해 부족한 맛이 47.5%로 가장 높았고, 한정적인 종류(39.7%), 구입의 어려움(35.5%), 제품 정보 부족(24.8%), 비싼 가격(22%) 등이 뒤를 이었다.

 

대체육 제품 구입 시 소비자들은 다양한 사항들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역시 ‘맛’을 63.1%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46.6%)과 메뉴 다양성(43.4%)도 중요 요소였다.

 

경험자들이 가장 많이 먹어본 대체육 종류는 햄버거 패티(35.7%)였다. 간고기 형태의 미트(30.1%), 불고기(24%), 햄버거(22.4%), 만두(21%)도 20%를 넘었다.

 

대체육 원료는 콩, 버섯, 밀 등 다양하나 한국에서는 주로 콩류를 사용한다. 콩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콜레스테롤이나 트렌스지방에서 자유로우면서도 육류에 버금가는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한다. 한국 대체육 업체들은 주로 중국 등에서 분리대두단백 추출물을 수입해 사용한다.

 

식물성 대체육은 고기와 완벽히 같은 맛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재료 배합을 통해 목적에 따라 영양성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양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믹스테크의 윤소현 대표는 “대체육이 진짜 고기가 될 수는 없지만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이나 필수아미노산 등 영양소를 높인 건강식으로 개발할 수 있어 건강식품, 체중조절용 식품으로서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급식반찬, 피자 토핑 등 육식의 일부는 대체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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