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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합 18선 꺾은 ‘0선 중진’, 보수지지층 전략투표가 만들었다

입력 : 2021-06-11 21:00:00 수정 : 2021-06-11 19: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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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표심 살펴보니

이준석, 여론조사서 58.8%로 압승
당원투표 결과 합치면 43.8% 득표
코로나로 대면 선거운동 어려워져
중진들 조직 표 힘 못 썼다는 평가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11일 국민의힘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는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고 끝내 당권을 거머쥐었다. 본경선에서 70%가 반영된 당원 투표에선 나경원 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 대표가 도합 18선(5선·5선·4선·4선)의 중진 경쟁자들을 모두 꺾고 당 대표로 선출된 데에는 민심과 국민의힘 당심 간의 괴리가 그다지 크지 않았던 점도 한몫했다. 국민들의 정치권 세대교체 열망과, 한 발 더 나아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힘 당원들이 이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투표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결과를 합쳐 9만3392표(전체의 43.8%)를 얻었다. 이 대표는 당원 투표에선 37.4%를 득표해 4선 의원을 지낸 나 후보(40.9%)에게 다소 뒤졌으나, 여론조사에서 58.8% 과반 지지로 총 7만9151표(37.1%)를 획득한 나 후보를 6.7%포인트 차로 제쳤다. 5선 의원인 주호영 후보가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해 2만9883표(14.0%)를 얻어 3위에 자리했고, 5선 조경태 후보(5988표, 2.8%), 4선 홍문표 후보(4721표, 2.2%)가 뒤를 이었다. 원내 경험이 전무한 이른바 ‘0선’ 후보가 당내 중진들을 꺾은 건 한국 정치권에선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애초 이번 당 대표 본경선에서 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의 기존 경선룰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오랜 기간 조직을 다져온 중진 후보들이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당원 투표에서도 0선 이 대표가 나 후보에 근소한 차로 밀렸을 뿐 나머지 중진 후보들을 크게 앞질렀다. ‘당심이 민심을 따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중원 공략’으로 압승을 거두는 것을 목격한 보수 지지층이 전략적 투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대면 선거운동이 어려워지고, 지역사회 곳곳의 풀뿌리 조직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을 발휘하지 못 하면서 조직력의 영향이 줄어든 점도 한 요인이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후보들과 나란히 앉아 있다. 뉴시스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는 당원 투표율이 45.36%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것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대표 후보들과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후보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결과 발표를 기다렸고, 발표 후엔 밝은 표정으로 서로 악수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특히 경선기간 내내 이 대표와 설전을 벌인 나 후보가 이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나누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걸 지켜보는 국민들”이란 표현으로 가수 임재범의 ‘너를 위해’ 가사를 패러디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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