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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시켜서 따랐을 뿐"… 이스타 전 대표·재무실장 법정서 입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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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1 18:00:00 수정 : 2021-06-11 17: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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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상직 의원. 연합뉴스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지시해서 어쩔 수 없이 따랐을 뿐이다.”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법정에 선 최종구 전 대표와 박성귀 전 재무실장이 이상직(전북 전주을·구속) 의원을 이 사건의 주범으로 나란히 지목했다.

 

최 전 대표의 변호인은 11일 전주지법에서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변호인은 횡령 혐의와 관련해 “당시 피고인은 (창업주이자 실질적 소유주인) 이상직의 지시를 받아 이행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다”면서 “향후 양형을 결정하는 데 참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재무실장 측 변호인의 주장도 최 전 대표와 다르지 않았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회사 결재 라인에 있었기 때문에 창업주인 이상직의 지시를 실질적으로 거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횡령한 돈이 대부분 이상직 개인 자금으로 사용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피고인이 배임 혐의를 받는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역할을 분담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연합뉴스

이스타항공사 운영과 실무 책임을 맡은 이들이 입을 모아 창업주이자 실질적인 오너인 이상직 의원에게 책임으로 돌리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이다.

 

피고인들을 대신한 변호인들의 동일한 주장과 참작 요청 사유를 법정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접한 이 의원은 정면을 묵묵히 주시할 뿐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향후 정식 재판에 부를 증인을 변호인단, 검찰과 조율한 뒤 첫 정식 재판 기일을 다음 달 2일로 정했다.

 

이 의원은 2015년 말 조카인 이스타항공 자금 담당 팀장(구속)과 함께 540억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주를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약 100억원에 저가 매도해 43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됐다.

 

또 비슷한 시기 새만금관광개발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 372만주(400억원 상당)를 80억원에 헐값 매도하고 2016∼2018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를 임의로 상·하향 평가하고 채무를 조기에 상황해 56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자금 53억6000만원을 빼돌려 친형의 법원 공탁금과 딸이 몰던 포스쉐 리스금, 오피스텔 임대료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의원 구속 기소에 앞서 그의 범행에 최 전 대표와 박 전 재무실장 등 6명이 가담했다고 판단하고 기소했다. 재판부는 두 사건의 유사성 등을 감안해 사건을 병합,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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