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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인이 일으킨 사회적 논란에 보이콧 등 ‘행동’으로 대응하는 소비자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1-06-11 11:07:05 수정 : 2021-06-11 13: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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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환경보호와 사회공헌, 윤리경영은 시대적 요구…‘ESG 경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높아져

요즘 소비자들은 소비활동에서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비과정에서 부도덕하고,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모습이 발견되는 기업과 판매자들, 공인들에게는 행동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주저함이 없는데요.

 

실제 갑질 기업의 제품을 불매 운동하고, 학교 폭력과 같은 물의를 일으킨 공인의 방송을 보이콧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소비자의 영향력이 향상되고,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최근 전세계적으로 강조되는 ‘ESG 경영’의 도입과 실천은 기업들에게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SG 경영이 주창하는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의 가치는 소비자들이 가장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ESG 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도입을 하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76.1% “평소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진 편”…다양한 이슈 접하게 되는 경로 ‘포털사이트 뉴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이슈’의 소비 영향력과 ‘ESG 경영’과 관련한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요즘 소비자들은 사회적으로 물의와 논란을 일으키는 기업과 공인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측면에서 환경보호와 사회공헌, 윤리경영을 주창하는 ‘ESG경영’이 향후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먼저 요즘 소비자들은 ‘사회적 이슈’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6.1%가 평소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그중에서도 20대와 50대의 관심도(20대 79.6%, 30대 73.2%, 40대 70%, 50대 81.6%)가 좀 더 높은 편이었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접하게 되는 경로는 주로 포털사이트 뉴스(73%, 중복응답)와 지상파 TV 뉴스(63%)였으며, 유튜브(50.8%)에서 사회 이슈와 정보를 얻는 사람들도 젊은 층(20대 59.2%, 30대 52%, 40대 45.2%, 50대 46.8%)을 중심으로 상당히 많아 보였다. 그 밖에 SNS(34.8%)와 케이블/종편 방송 뉴스(33.1%), 온라인 카페/커뮤니티(27.8%)를 통해 사회 이슈를 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0명 중 9명 “예전보다 사회적 논란이나 물의 일으키는 이슈가 소비자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은 특히나 ‘논란’이 되는 사안에 더욱 쏠리는 것으로 보였다. 

 

기업의 사회적 논란 및 물의에 대해서는 전체 81.9%가,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 등 공인들이 일으키는 사회적 논란 및 물의에 대해서는 전체 79.7%가 이슈가 생겼을 때 관심을 갖게 된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러한 관심은 여성 및 50대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소비자의 ‘민감한 더듬이’는 예전보다 더 강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부분 예전보다 소비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이슈나 논란에 대해(85.6%), 연예인과 공인의 사회적 이슈나 논란에 대해(84.7%)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것이다. 

 

기업들이 저지른 성차별과 갑질, 소비자 비하, 불법 경영행위와 공인들이 저지른 학교폭력과 음주운전, 빚투, 약물복용 등의 논란과 물의는 소비 행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모습이었다. 

 

기업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을 경우에는 10명 중 9명 이상이 해당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즉시 불매하거나(21.5%), 소비를 자제하는 편(69.1%)라고 응답했으며, 공인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을 경우에는 10명 중 8~9명이 해당 공인의 콘텐츠를 즉시 불매하거나(25.4%), 소비를 자제하는 편(59.2%)이라고 밝힌 것이다.

 

대다수(91.2%)가 공감하는 것처럼 사회적 논란이나 물의를 일으키는 이슈들이 예전보다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1.5% “불매운동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정당한 의사 표현 방법”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 및 공인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7.6%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논란이 있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최대한 불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논란이 있는 연예인과 공인의 콘텐츠는 최대한 불매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74.6%가 동의한 것이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층보다 40대~50대 중장년층이 소비자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더 많이 내비쳤다. 이러한 불매운동과 보이콧은 소비자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10명 중 9명(91.5%)이 불매운동 및 보이콧을 하는 것은 대중 소비자들의 정당한 의사 표현 방법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공감(20대 88.8%, 30대 90.4%, 40대 91.6%, 50대 95.2%)을 더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불매운동과 보이콧은 기업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88.6%), 연예인과 공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86.1%)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능력과 성과, 완성도가 있다면 다소 물의가 있더라도 상관없다고 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논란이 있더라도 기업은 좋은 제품만 만들면 되고(7.7%), 콘텐츠는 재미만 있으면 되며(4.6%),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5.4%)는 주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10명 중 8명 “한국인들은 사회적 논란의 진위보단 화제성에 더 집중하는 경향”

 

다만 사회적 논란에 대한 대중들의 ‘대응’이 다소 지나치며, 너무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10명 중 8명(79.1%)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회적 이슈 및 논란의 사실 여부보다는 화제성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사회적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이슈에 대해 개인의 의견을 갖기보다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도 74.5%에 달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젊은 층에서 좀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예인과 공인(55.9%), 그리고 기업(44.9%)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논란이 발생했을 때 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이 결코 적지 않았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사안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전체 72.5%가 지나치게 사회적 이슈 및 논란에 반응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20대와 40대(20대 76%, 30대 69.6%, 40대 76%, 50대 68.4%)의 비판적인 시각이 강한 편이었다. 

 

◆점차 강조되는 ‘ESG 경영’, 용어 자체에 대한 이해도는 낮지만…

 

이렇게 엄격한 소비자의 눈높이를 감안했을 때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을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그런 관점에서 최근 코로나 시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이 강조되고 있는 ‘ESG 경영’이 향후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ESG 경영은 ‘환경보호(Environment)’와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공헌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환경보호와 사회공헌, 윤리경영 모두 요즘 시대에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활동으로, 비록 ‘ESG 경영’이라는 용어 자체를 인지하고 있고(전체 48.4%), 그 내용까지 잘 이해하고 있는(전체 15.2%) 소비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미 대다수 소비자는 ‘ESG 경영’의 내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가령 전체 응답자의 89.1%가 기업들이 친환경이나 안전한 노동환경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을 했으며, 기업의 윤리적 경영 및 사회적 공헌 활동은 그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준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소비자가 92.1%에 달했다. 

 

특히 고연령층일수록 기업이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20대 88%, 30대 83.6%, 40대 91.2%, 50대 93.6%)는 주장을 많이 내세우고, 윤리적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 이미지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20대 89.2%, 30대 89.2%, 40대 93.2%, 50대 96.8%)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었다. 

 

◆ESG 경영 도입, 소비자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 끼칠 듯

 

ESG 경영의 도입 및 실천 여부는 소비자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였다. 

 

우선 전체 10명 중 7명(68.4%)이 어떤 기업의 ESG 경영 도입 소식을 접하게 되면 해당 기업에 대해 왠지 더 많은 관심이 생길 것 같다고 응답을 했는데, 그만큼 요즘 소비자들이 환경보호와 사회공헌, 윤리경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남성(61.4%)보다는 여성(75.4%), 그리고 50대 소비자(20대 58.8%, 30대 70%, 40대 67.6%, 50대 77.2%)가 ESG 경영의 도입 여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관심은 실제 구매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86.9%가 앞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는 이유는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는 기대감(59.4%, 중복응답)과 이러한 기업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56.5%) 때문이었다.

 

이왕이면 착한 소비를 하면서(48.4%), 소비를 통해 ESG 경영을 하는 기업들을 응원하고 싶다(38%)는 생각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반면 소비 의향이 없다고 밝힌 소비자들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이라는 인식(36.5%, 중복응답)과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34.6%) 때문에 ESG 경영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굳이 이용하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ESG 경영의 세 항목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는 환경 이슈(40.5%)였으며, 그다음으로 사회 이슈(34.4%)와 지배구조 이슈(25.1%)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

 

◆88.5% “앞으로 ESG 경영은 기업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여성·중장년층이 필요성 많이 강조

 

사회전반적으로 ‘ESG 경영’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8.5%가 앞으로 ESG 경영은 기업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특히 여성(남성 84.6%, 여성 92.4%)과 중장년층(20대 86.4%, 30대 86.4%, 40대 88.8%, 50대 92.4%)가 더 많은 목소리를 냈다. 

 

향후 ESG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10명 중 8명(82.1%)이 앞으로 기업에 투자하거나 소비할 때 ESG 경영 실천 여부가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고 바라봤으며, 향후 기업의 필수적인 평가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75%에 달한 것이다. 

 

더 나아가 소비자의 64.3%는 앞으로 ESG 경영을 하는지 아닌지가 자신의 소비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연령층일수록 ESG 경영의 실천 여부가 자신의 소비활동에 끼치는 영향력이 클 것(20대 55.2%, 30대 63.6%, 40대 66.4%, 50대 72%)이라는 예상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이렇게 ESG 경영의 의미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대부분이 공감하는 것처럼 ESG 경영을 도입하고 실천하는 것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82.7%)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76.3%)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ESG 경영 실천 여부가 사회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보는 시각(23.9%)은 드물었다. 

 

다행스럽게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도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소비자의 63.3%가 최근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대부분(90.5%) 이렇게 ESG 경영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인 현상으로 바라봤다. 

 

전체 응답자의 73.9%는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이 앞으로 많아질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아직은 ESG 경영이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개념인 것 같다고 보는 시선(67.6%)이 많았다.

 

현재 ESG 경영을 도입 및 실천하려고 하는 기업들에 대한 평가도 냉철했다. 기업의 ESG 경영 도입 발표는 ‘보여 주기’식일 것 같고(동의 41.9%, 비동의 28.5%), 실제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은 드물 것 같다(동의 43.5%, 비동의 31.1%)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많은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이 국내 기업들의 ESG 도입 노력을 좀 더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대다수(63.3%)가 앞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것 같다고 예상을 하는 만큼 제대로 된 ESG 경영의 도입 및 실천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철 숙명여대 교수는 11일 세계일보에 “ESG의 최종목표는 소비자와의 공감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며 “특히 미래세대인 2030 젊은 층으로부터 제대로 인정을 받는 기업이 오래도록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 카카오, CJ그룹, 오비맥주, 아워홈, 아모레퍼시픽, 삼성물산, 스타벅스코리아, 롯데그룹 CJ대한통운,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풀무원, CJ제일제당, CJ프레쉬웨이, LG생활건강, KT&G, 현대엔지니어링, SPC그룹, 이랜드, 11번가, 매일유업, 남양유업, 동서식품, 반도건설, 하이트진로,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홈플러스, 대상㈜, 이케아, 이마트, 신세계, CU, GS25, 세븐일레븐, 한국맥도날드, 오뚜기, 유니클로, 호반건설, 코웨이, 대웅제약, 이베이코리아, 락앤락, 삼성바이오로직스, 호텔신라, 서울우유, 한진택배, 롯데마트, 쿠팡, 배달의민족 등이 ESG 경영 도입 및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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