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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아동이 살기 좋은 아프리카’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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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0 22:45:20 수정 : 2021-06-10 22: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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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6월 16일, 1만여 명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이들이 거리로 나왔다. 남아공 정부가 ‘아프리칸스’(Afrikaans)어로만 학교 수업을 진행하라는 방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데덜란드계 이민의 토착어인 아프리칸스어는 ‘차별과 억압’의 상징이다. 학생들은 토착어로 수업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였고 정부는 무력으로 대응했다. 여기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희생됐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1991년, 아프리카연합에서는 희생 아동들을 기리기 위해 6월 16일을 ‘아프리카 아동의 날’로 제정했다. 이날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각 정부와 단체가 모여 아프리카 아동들의 권리 증진을 위한 논의를 펼친다. 아프리카아동권리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건강, 교육, 평등, 참여, 보호의 시각에서 아동의 삶을 살피고 각 국가 내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주요 어젠다를 선정한다. 올해 주제는 ‘아프리카 아동권리헌장 채택 30년 그 이후: 아동이 살기 좋은 아프리카를 위한 어젠다 2040’(Agenda 2040 for Africa fit for Children)’이다. 1990년 제정된 ‘아프리카 아동권리헌장’을 구체적으로 실현하자는 의미에서다.

박진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국제개발협력2본부 대리

아프리카 아동권리헌장이 제정되고 30년 동안 아프리카 대륙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아프리카 아동들의 권리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조혼과 여성 할례 등의 악습뿐만 아니라 내전과 자연재해, 전염병으로 많은 아동이 고통받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아동 성 착취도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어젠다 2040’은 아동이 살기 좋은 아프리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다. 아프리카 아동이 가진 특성과 대륙의 특징이 반영된 아프리카 아동권리헌장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도 ‘어젠다 2040’의 중요성에 공감하여 르완다, 탄자니아, 말라위, 케냐에서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아프리카 아동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아동이 처한 문제도 달라진다. 사업의 결과만큼 ‘어떻게 수행하느냐’ 과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동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대륙 및 지역의 고유한 가치들을 고려하면서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하지만 이번 아프리카 아동의 날을 맞아 잠시라도 아프리카 아동에 초점을 맞춘 ‘어젠다 2040’을 깊이 들여다보며 먼 타국에 있는 우리 아이들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전지적 아프리카 아동 시점’에서 말이다.

 

박진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국제개발협력2본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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