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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열리는 해외여행… ‘트래블 버블’ 어떻게 추진되나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6-10 06:00:00 수정 : 2021-06-10 07: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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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완료 대상… 정부, 7월 시행
泰 등 5개국과 ‘트래블 버블’ 추진
美, 한국 여행경보 1단계로 하향

트래블 버블 어떻게 추진되나
인천공항만 이용 국적 항공사 직항
편수·입국 규모 주1∼2회 정도 제한

여행사 방역계획 제출 승인 뒤 모객
백신 접종 대상 아닌 20세 이하 제외

최악 경영 위기 항공·여행업계 “환영”
관련 상품 개발 속도… 잠재 수요 커
백신접종 완료자는 이르면 7월부터 싱가포르와 괌, 사이판 등 단체여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전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제 교류 회복 방안으로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해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9일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뉴스1

정부가 다음 달부터 제한적으로 해외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여행안전권역(Travel Bubble·트래블 버블)’ 제도 시행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1년 반 만에 일반인의 해외 단체여행이 재개되는 셈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 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 이르면 7월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국가 간 이동이 오랫동안 제한돼 항공·여행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해외여행 재개를 희망하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해외여행 재개는 많은 국민이 기대하는 일상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방역 신뢰 국가와 철저한 방역 관리를 바탕으로 국제관광을 재개하는 트래블 버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일단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단체여행에 대해서만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 해외여행을 허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국제관광을 허용할 상대국과 본격적으로 트래블 버블 합의를 추진한다. 이미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방역 신뢰 국가·지역과 의사를 타진해왔고, 일부는 상당 부분 실무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트래블 버블 합의가 끝나면, 인천공항과 상대국의 특정 공항에서만 제한적으로 한국과 상대국 국적사의 직항 항공편을 통해 입·출국을 할 수 있게 된다. 방역 관리를 위해 출국 전 한국 또는 상대국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또 트래블 버블 체결 국가로 출국하기 전 최소 14일 동안 한국이나 상대국에 체류해야 한다. 방역 안전성이 떨어지는 다른 나라를 방문한 뒤 입국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치다. 트래블 버블 시행 초기에는 개인 단위 여행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단체관광 운영 여행사는 ‘방역전담 관리사’ 지정 등을 포함한 방역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관리사는 관광객 방역지침 교육과 체온 측정, 증상 발생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낮은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4일 2단계로 올린 지 196일 만이다. 한국을 코로나19에서 안전한 국가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미 국무부 여행경보는 △일반적 사전주의(1단계) △강화된 주의(2단계) △여행 재고(3단계) △여행 금지(4단계) 네 단계다. 국무부는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반 앞둔 일본도 가장 높은 4단계에서 3단계로 낮췄다. 일본을 포함해 61개국이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됐다.

여행업계 준비 분주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이르면 내달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서소문의 참좋은여행사 영업팀 직원들이 유럽여행 코스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출입국 시 2주 격리의무 면제… 여행객 자유여행은 안 돼

 

잘하면 7월 이후 시행될 ‘트래블 버블’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국 입국이나 한국 귀국 후 격리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기업인 특수통로’(패스트 트랙) 등을 활용한 필수 목적이 아닌 일반 여행목적 방문에 대해 2주 정도의 격리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트래블 버블은 이런 이동 제한이 없다. 다만 이는 방역에 대한 상호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에 한정되는 조치다.

 

9일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트래블 버블은 7월 이후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7월에는 국내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확정·발표되고, 상반기까지 백신 접종률 25% 정도 달성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백신 접종 확대와 11월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을 낙관하는 정부가 미리 과도기에 제한적인 국가 간 교류회복 방안을 추진하는 의미도 담겼다.

싱가포르 등 추진 대상 국가와 트래블 버블 합의에 이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단체 여행이 우선 허용된다. 항공기 운항편수와 입국규모도 주 1∼2회 정도로 제한된다. 현재의 거리두기 규정에 따라 60% 정도의 좌석이 점유됐을 경우 1회당 200명 정도의 여행객이 국제선에 탑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에서만 출발하는 이들 항공편은 상대국으로 가는 국적 항공사 직항편이어야 한다.

 

정부는 ‘안심 방한관광상품’으로 승인받은 상품에만 모객 및 운영 권한을 부여하면서 방역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품을 판매하려는 여행사는 방역전담관리사 지정 등을 포함한 방역계획을 먼저 정부에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

 

단체 여행을 주관하는 여행사는 트래블 버블 적용 국가에서 온 여행객들의 예방접종증명서를 확인할 의무도 지닌다. 해외 여행객은 먼저 공항에서 증명서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지만, 여행사가 교차로 확인해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트래블 버블 이용객은 현지에서 정해진 여행 스케줄이 아닌 개별 일정을 소화해선 안 된다.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미취학 아동 등 20세 이하는 트래블 버블을 이용할 수 없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접종 상황 등을 고려해 개인 여행객 등으로 트래블 버블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코로나19로 최악의 경영 위기에 몰린 항공·여행업계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각 항공사는 국제선 운항 재개와 확대를 위한 수요 파악에 나섰다. 관련 여행상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트래블 버블은 꽁꽁 얼어붙은 항공·여행업계 고용상황 개선 기대도 높이고 있다. 항공사들이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이달 말 종료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연장이 받아들여지고, 트래블 버블까지 활성화하면 무급 휴직 확대 등의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서 한국 관광 홍보 한국관광공사가 오는 11∼13일 영국 런던에서 대대적인 한국관광 홍보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런던의 명물 2층버스에 한국관광 해외홍보영상 광고가, 빅토리아, 워털루, 옥스퍼드서커스 등 시내 주요 역사에 판소리에 맞춰 현란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디지털 패널 광고가 선보인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사도 마찬가지여서, 이들은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정상 근무 상황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전체 직원 1400여명 가운데 올해 3월까지 200여명만 근무했지만 차츰 복직이 늘어나면서 현재 4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근무 일수도 이달부터 주 3회에서 5회로 늘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0월부터는 전 직원이 복직해 정상 근무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잠재적인 해외여행 수요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주일간 해외 항공권 예약이 직전 일주일보다 442% 급증했다. 백신 접종 본격화로 해외여행 기대가 한층 커진 것이다.

8일 광주 북구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 어르신들이 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백신 맞고 여행짐 싸자” 접종 관심 고조… 코로나 변이 유입 가능성은 더 커질 듯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트래블 버블’이 추진되면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여행에 목마른 시민들에게 매력적인 인센티브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유출입 인구가 많아지면 변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5일부터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하고 출국했다 귀국하는 경우 코로나19 검사가 음성이면 자가격리가 면제되는 인센티브가 주어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7월부터 접종 완료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5인 이상 사적모임 제한 인원에서 제외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백신 인센티브가 다양해지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은 무척 뜨겁다.

 

트래블 버블 상품이 나오면 하반기 일반 성인 백신 접종률 견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행 지역이 제한적이고, 청년층이 즐기는 자유여행은 아니지만 안전이 검증된 환경에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백신 예방률이 100%가 아니여서 백신을 접종해도 감염될 수 있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되는 돌파 감염 우려도 여전하다. 단체로 움직이면 집단 내 전파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9일 인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모습. 뉴스1

변이 바이러스 유입은 가장 큰 위험이다. 5일 0시 기준 국내 주요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1738건 중 감염경로가 해외유입인 사례가 30.9%를 차지한다. 이를 통한 국내 변이 바이러스 집단감염도 점차 늘어나는 상황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효과를 떨어뜨린다.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에서도 접종자가 외국여행을 다녀온 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있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에 대해 공을 들여 막고 있는 중인데, 해외 여행객을 받기 시작했다가 변이 바이러스가 번지면 우리나라는 그만큼 유행 통제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트래블 버블이 제한된 범위에서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진행하는 만큼 통제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를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 막아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윤 반장은 “방역 상황, 신뢰할 수 있는 예방접종증명서 등을 갖춘 국가를 중심으로 트래블 버블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국내 들어와서 코로나19 검사를 하기 때문에 현재 방역 조치들로 충분하게 변이 바이러스 등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준·이동수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나기천·이진경 기자

 

◆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이라고도 불린다. 방역관리에 대한 상호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함으로써 일반 여행목적의 국제이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방역 우수 지역에 안전막(버블)을 형성해 해당 국가나 지역 간 여행을 허용하는 일종의 협약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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