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이한열 열사 추도식에 참석해 ‘투기 의혹’ 명단에 오른 우상호 의원이 오지 못한 것에 대해 “나 때문에 이곳 현장에 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이한열 동산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추도식에서 “한열이 하면 생각나는 게 우상호, 나의 동지이자 친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 한 칸 없이 전세 아파트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그것을 국민권익위원회가 부실하게 조사해 온 것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밝히고 돌아오라고 보낸 저의 심정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 안타깝다. 한열이와 우상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우 의원은 알다시피 나하고 지금까지 집 한 채 없이 전세 아파트에서 살아온 친구”라고 거듭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송 대표와 우 의원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40년 가까이 ‘86세대’의 맏형 역할을 해왔다. 우 의원은 이 열사의 추모식에 빠짐없이 참석해오다 이날 불참했는데, 권익위에 의뢰한 당 부동산 투기 의혹 명단에 포함돼 탈당 권유를 받는 상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모식에는 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81) 여사는 우 의원의 불참에 “30년 넘게 한 번도 (추모식에) 빠진 적 없는 우상호가 없어 많이 섭섭하다”며 “힘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8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한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투기 의혹이 있는 의원 12명에 대해 전원 탈당을 권유했다. 우 의원은 모친의 묘지를 조성하는 용도로 구매한 경기도 포천 소재 토지에 대해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우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2013년 어머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급하게 묘지 땅을 구했고, 이후 포천시청의 안내 절차에 따라 묘지허가를 받고 아버지의 묘지를 옮겨 상석을 설치하고 봉분을 만드는 등 모든 행정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했다”며 “이후 계속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농지법 위반이라는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