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견제 ‘무역 기동타격대’ 신설
정부 “환영”… 중국 “내정간섭” 반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청사진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협력 대상으로 총 74회나 언급됐다. 한국을 중국 포위망에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의도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백악관은 8일(현지시간)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희토류 등 필수 광물 △제약 4가지 핵심 분야별 공급망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 반도체 분야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이 170억달러나 투자한 사실을 거론하며 “동맹 및 파트너와의 관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엔 중국을 표적 삼아 ‘공급망 무역 기동타격대’를 신설하는 안이 포함됐다. 미국 내 리튬 배터리 공급망 마련을 위한 10개년 계획, 중국이 독점해 온 희토류의 미국 내 생산 계획 등도 선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이 참여하는 공급망 강화 국제회의를 또 소집하기로 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한 우리로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상원은 중국과의 경쟁에 2500억달러(약 279조원)를 쏟아붓는 ‘미국 혁신 경쟁법’을 가결했다. 이에 중국은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직접 나서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회는 “냉전적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가득 찬 이 법안은 중국의 대내외 정책을 모독하며 중국 내정을 간섭하고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 한다”며 “법안 심의·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미·중 관계의 중요 분야에서 협력을 해치지 않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베이징=정재영·이귀전 특파원, 조병욱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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