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印·태평양 구상 ‘쿼드’ 추진
아소·아마리는 경제 등 협력 지원
3A, 반도체·배터리 육성에도 동참
중의원 선거 뒤 개각 등 입지 노려
양국, 외교·국방 ‘2+2’ 화상회의
美 이어 濠 함정, 日 방호대상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 등 3A로 불리는 극우 성향 일본 정치인들이 중국을 겨냥해 호주와의 관계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일·호의원연맹은 8일 최고고문에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고문에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 회장을 선임했다.
극우 성향으로 동지 관계인 아베(Abe) 전 총리, 아소(Aso) 부총리, 아마리(Amari) 회장은 영어 이름의 첫 글자를 따 3A로 불린다. 아베 전 총리와 아마리 회장은 일·호의원연맹에 신규 가입했으며, 아소 부총리는 고문에서 승격했다.
세 사람이 나란히 일·호의원연맹에서 요직을 차지한 것은 호주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과 보수 주류층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중국을 겨냥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과 미국·인도·호주·일본을 중핵으로 하는 쿼드(Quad)를 추진했다. 아소 부총리는 아베 내각에서 호주·일본 관계 강화 노선을 지원했고, 아소파인 아마리 회장도 경제재정정책상으로서 호주와의 경제연대협정(EP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을 담당했다.
호주와 일본은 9일 외교·국방장관(2+2) 화상 회의를 열고 중국의 해양 진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특히 방위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의 안전보장관계법에 따라 일본 자위대가 무기 등을 가지고 방호할 수 있는 대상에 미국 함정에 이어 호주 함정도 포함하기로 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또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중요하다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도 아시아·태평양의 미국 동맹국 간 관계 강화를 유도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 회의에서 나토와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의 협력 심화를 주문했다. 다음 달에는 코로나19 상황임에도 앵글로색슨계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한국, 일본, 호주가 참여하는 연합군사훈련 탤리스먼 세이버가 진행될 예정이다.

3A는 호주와의 관계 강화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 전략 차원에서, 일본 정부는 국가안보 관점에서 각각 육성하려고 하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도 행보를 같이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출범한 자민당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에 아베 전 총리와 아소 부총리는 최고고문으로, 아마리 회장은 회장으로 참여했다. 지난 4월 결성된 최신형원자력리플레이스(개축) 추진 의원연맹에는 아베 전 총리가 고문을, 아마리 회장이 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11일 첫 회합을 갖는 배터리기반산업진흥의원연맹도 두 사람이 각각 고문과 회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련의 움직임은 중의원(하원) 선거 이후의 개각과 당직 인사를 노린 것”이라며 “당 소속 의원이 대부분 반대하지 않은 정책을 내세우면 사람을 모으기 쉬워 정책을 통한 다수파 형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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