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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 비리’ 뒤늦게 입장 바꾼 광주시장 [동서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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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9 19:15:10 수정 : 2021-06-09 19: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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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광주시청에서 이용섭 시장이 수행비서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것과 관련해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섭 광주시장이 결국 머리를 숙였다. 이 시장의 전직 운전기사와 현 수행비서 등 2명이 2018년 광주김치축제 대행사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지 6일 만이다. 이 시장의 첫 대응은 ‘입장문’이었다. 이 시장은 입장문에서 “금품 수수 사건에 관련된 전진 운전기사는 개인사로 인한 고소 사건으로 인해 지난 4월에 사임했고 현재 면직된 상태”라고 했다. 또 수행비서에 대해 이 시장은 “사실 여부가 밝혀질 때까지 대기발령 조치하고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입장문에서 비서진의 개인 비리와 일탈로 선을 그었다. 비서진의 비리는 자신과 무관하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었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비서진의 비리가 곧 이 시장 비리 아니겠느냐”며 이 시장의 선 긋기에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이 지난 8일 비서진의 근무지인 광주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시장도 연루된 것 아니냐”는 여론이 확산됐다. 이 시장이 민선 7기 취임하면서 내세운 ‘청렴광주’ 시정 가치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현묵 사회2부 기자

이 시장은 압수수색 직후 ‘사과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을 낸 지 6일 만이다. 이 시장은 사과문에서 “비서들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해 시민들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비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자책했다.

이 시장의 입장문과 사과문이 어떻게 다른지 의아해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비서진의 비리를 놓고 그 상황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면 입장문이다. 반면 잘못을 인정하면 사과문이다.

이번 금품 수수 혐의 비서진은 선거 캠프 때부터 이 시장과 함께한 최측근이다. 시민들의 머릿속에는 ‘최측근=이 시장’라는 등식이 자리 잡고 있다. 최측근의 공과가 곧 이 시장의 공과라는 점을 되새겼으면 한다.

한현묵 사회2부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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