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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이중성 보인 중국 애국주의… 효과도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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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9 14:56:05 수정 : 2021-06-09 14: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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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일본 공공외교 참여 지식인에 “반역자” 비판
중국 공공외교 비판에 대해선 억울하다며 다른 잣대
좌표찍기 비판한 테슬라 중국 판매 두배 가까이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이 애국주의마저도 유명 외국 제품 앞에선 효과가 크지 않은 모습이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웨이보(트위터) 등에서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의 외국인 교류 프로그램 일환으로 초청받아 일본에 다녀온 약 200명의 지식인을 ‘반역자’로 칭하며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지원하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시행하는 것으로 2008년부터 2019년까지 196명의 중국 지식인이 후원을 받아 일본을 방문했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미국, 유럽 등 주요국에서도 일본에 대한 외국의 이해를 깊게 하고, 상호간 이해 증진을 위한 일종의 공공외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 외무성은 이 단체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게재하면서 초청받은 이들이 쓴 기사나 책 등을 성과로 홍보했다.

 

중국 애국주의 성향의 누리꾼들은 이 게시물을 본 뒤 중국 정법대 허빙 교수, ‘천재 소녀 작가’로 유명한 장팡저우, 작가 슝페이윈, 마궈천 기자 등 특정 인물들을 꼽아 일본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아첨을 하고 있다. 반역자다”는 글을 웨이보 등에 퍼뜨리고 있다.

 

장팡저우 작가는 이와 관련 “일본은 2차세계대전 중 범죄를 저지르고, 사과하지 않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정상적인 문화 교류의 일환일 뿐 책을 발간한 것은 기금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누리꾼들은 “매수당했다. 전문적으로 남의 돈을 받고 남의 좋은 말을 하고 다닌다”고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앞서 주중 미국대사관이 지난달 중국내 시민사회, 박물관, 국립공원, 자연보호 및 지역사회 관련 개인 및 단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공지하자 중국 관영 언론들이 ‘반역자 모집’이라며 들고 일어서기도 했다. 중국 외교학원의 리하이동 교수는 글로벌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미국 국무부가 중국에 침투해 ‘색깔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색깔혁명이란 동서 냉전체제 붕괴 후 소련 위성국의 공산 독재정권을 붕괴시킨 비폭력적 시민저항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중국 역시 일본기금과 비슷한 활동을 펴는 ‘공자학원’이 있다.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해외에 설치한 일종의 문화센터로 2004년 출범한 이후 160개국에 500곳 이상 설치됐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공자학원이 설립 취지와 달리 스파이활동 등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폐쇄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문화 등을 알리기 위한 단체라고 항변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역시 일본 기금과 똑같은 방식의 활동을 하는 자국 단체가 공격을 당할 땐 억울해하면서 외국 단체 활동에 참여한 이들을 애국주의를 들이대며 ‘반역자’로 모는 등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 해양대 국제관계학과 팡중잉 교수는 “중국도 공자학원처럼 중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하도록 해외에서 문화 교류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공격은 중국과 세계와의 교류에 해를 끼치고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중국이 국수주의 칼을 빼들었지만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앞에선 맥을 못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 중국 공장에서 제조한 전기차의 5월 판매량이 3만3463대로 4월과 비교해 29%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 등으로 수출한 전기차는 1만1527대를 기록해 4월(1만4174대)보다 줄었다. 중국 현지 고객에게 판매한 전기차(2만1936대)가 4월(1만1671대) 대비 87.9% 늘었다. 최근 미국 주식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중국발 악재로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지만, 5월 판매량은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일단 반등했다.

 

테슬라는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현지 고객이 브레이크 고장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을 계기로 공산당 조직까지 나서서 테슬라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등 중국에서 기업에 타격을 입히는 ‘좌표찍기’ 방식에 당한 바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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