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가장 낮은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도쿄하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반 앞둔 일본에 대해서도 가장 높은 4단계에서 3단계로 낮췄다.
국무부는 이날 미국인에 대한 한국 여행경보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1단계는 국무부 여행경보 4단계 중 가장 낮다.
국무부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한 것은 지난해 11월 24일 2단계로 지정한 지 196일만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한국을 이전보다 더 안전한 국가로 판단했다는 얘기다.
미국인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일반적 사전주의(1단계), 강화된 주의(2단계), 여행재고(3단계), 여행금지(4단계) 등 네 단계다.
국무부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여행 보건 수준을 감안해 여행경보를 발령하는데, CDC는 한국에 대한 지수를 1단계로 낮췄다. 국무부는 “CDC는 한국에 대해 여행 보건 수준 1단계를 발령했다”며 “이는 한국 내 코로나19 (감염) 수준이 낮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최근 일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자가 하루 평균 613명으로 집계됐고, 백신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에 이어 9일 존슨앤드존슨(J&J) 계열사인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모더나 백신도 다음주에 투입된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13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고, 최대 1400만명까지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무부는 일본에 대해서도 여행금지를 권고했던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했다. 일본을 포함한 61개국에 대한 여행 보건 수준이 종전 최고등급인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됐다. CDC는 각국에 대한 여행 보건 수준을 4단계 ‘아주 높음’, 3단계 ‘높음’, 2단계 ‘중간’, 1단계 ‘낮음’으로 나누고 있다.
일본에 대한 여행경보 완화는 국무부가 지난달 24일 CDC 권고에 따라 4단계로 강화한 지 불과 15일 만이다. 당시 미국의 여행금지 권고가 도쿄 올림픽 개최 자체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일본 정부는 강행 의사를 반복했고, 미국도 기존 개최 지지 입장을 유지했다. 하루 수천 명의 확진 속에 세 번째 긴급사태를 발령한 일본은 지난 7일 신규 확진자가 두 달여 만에 1500명을 하회하는 등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완화된 국가에는 프랑스, 독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멕시코,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포함됐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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