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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전기차 충전기 수요·공급 불균형

입력 : 2021-06-09 03:00:00 수정 : 2021-06-08 21: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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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硏, 공용 급속 584기 분석

‘설치 1위’ 상업시설 충전은 9위
업무·여객시설 수요 많은데 부족

최다 공급 안산, 실사용은 22위
시·군별로도 ‘미스매치’ 현상 보여

경기도에 설치된 500여 기의 공용 급속 전기차 충전기의 설치 지점과 실제 이용 지역 간 괴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상업시설에 충전기가 수요보다 과도하게 설치됐고, 업무시설에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8일 경기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경기도 전기차 충전기의 효율적 설치 및 운영 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도가 2030년까지 공용 전기차 충전기 규모를 10배가량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설치 과정에서 충전 수요를 고려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충전기 배치가 공공성과 설치 편의성 등을 주로 고려하면서 ‘수요 대응형’으로 설치되지 않은 게 효율성이 떨어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존 환경부가 시행한 도내 548기(지난해 12월 기준)의 공용 급속 충전기의 설치 지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설치 지점은 상업시설(21.2%)이 가장 많았고, 이어 휴게시설(12.8%), 공공시설(12.7%), 주차시설(12.4%), 공원시설(10.2%) 순이었다. 반면 1기당 하루 충전량은 휴게시설(20.4%)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업무시설(14.6%), 여객시설(6.9%), 공공시설(6.6%), 공원시설(6.0%) 순이었다.

설치 지점 순위에선 7위(7.1%)였던 업무시설이 실제 충전량에선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난 2위(14.6%)를 차지했고, 설치 지점 14위(0.4%)에 그쳤던 여객시설도 충전량에선 3위(6.9%)로 수요가 많았다. 특히 설치 지점 1순위였던 상업시설은 충전량에서 9위(5%)까지 밀렸다.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업시설은 수요보다 충전기가 과다 설치됐고, 업무시설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미스매치’가 났다”며 “전기차가 많이 운행·충전되는 지역에 충전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는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전기차 보급에도 장애가 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준으로 도 산하 31개 시·군별 충전기 설치 대수와 충전량을 비교했더니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안산시는 설치 비중에서 1위(7.8%)였으나 실제 충전량에선 22위(2.3%)를 기록했다. 반면 유동인구가 많은 과천시는 설치 비중이 29위(0.5%)로 하위권이었지만 실제 충전량에선 6위(4.1%)를 차지했다. 시·군별 비교에서 설치 비중과 충전량 순위의 차이가 3위권 이내로 좁혀진 곳은 화성·하남·시흥시 3곳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연구원은 지금까지 과다하게 설치됐거나 충전량이 적은 곳은 앞으로 설치량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실제 충전량보다 적게 설치된 곳을 우선 고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주유·주차·휴게시설 등 ‘이동거점’에 급속 충전기 우선 확충 △주거·업무·주민편의·의료시설 등 ‘생활거점’에 완속 충전기 설치 △사업 집행 전 사전 전수조사 등이다.

아울러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에선 주차 면수, 공용 전기료 인상 등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주차면 4∼5개를 묶어 바닥 매립식으로 설계하면 어느 곳에 주차해도 충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경기도의 전기차 보급 대수는 2015년 318대(전국의 5.5%)에서 지난해 2만477대(전국 15.1%)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도내 전기차 충전기도 사용자 제한이 걸린 ‘공개형’과 ‘공용’을 합해 지난해 7628기에서 2025년 4만4200기, 2030년 8만750기 등 10년 새 1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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