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소통·지지기반 마련 집중
직행 부담 여전… 뜸 들이는 듯
尹 9일 우당 기념관 개관 참석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과 접촉면을 넓혀가면서도 입당 임박설에는 선을 그으며 메시지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는 한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입당이 임박한 건 아니다”며 “성문이 열려서 들어갔는데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으냐.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입당하기보다는 국민의힘 내 소통·지지 기반을 충분히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아직 언론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과 통화를 하거나 소통하는 의원들이 더 있다”고 말했다.
이런 행보가 이어지면서 메시지 혼선도 거듭되고 있다. 윤 전 총장 본인이 아니라 측근과 접촉자들의 ‘전언’이 무성하게 퍼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진의가 번번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정진석 의원이 주관한 ‘열린 토론, 미래’ 토론회에 윤 전 총장이 참석하려다가 취소했다는 오보 소동이 대표적이다. 관련 기사가 나가자 윤 전 총장 측은 즉시 “사실무근”이라며 참석계획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엔 윤 전 총장에게 자영업 관련 정책을 조언했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이 강연을 맡았다.
윤 전 총장이 최근 광폭 행보를 공개하면서도 뜸을 들이는 데는 정치적 고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으로의 직행에 대한 부담도 여전하다. 총장직 사퇴 3개월 만에 제1야당에 합류하면 검찰총장 시절 행보에 대한 정치적 해석과 비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의 원래 임기는 오는 7월 24일로 그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임기가 끝날 때까지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 대권 주자들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어 당내 우군을 최대한 확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빨리 수면 밖으로 나와 정치력을 검증받고 국민에게 비전을 보여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가까운 시일 내 소규모 참모로 구성된 대선준비팀을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를 지지하는 포럼인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도 본격 활동에 나섰다. 정용상 동국대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6월에 4번에 걸친 토론회를 열고 7월에는 부산에서 대규모 행사를 할 예정”이라며 “윤 전 총장과는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리는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