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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피해자, 엄벌 촉구하는 성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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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8 14:50:23 수정 : 2021-06-08 14: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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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거돈 전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피해자 A씨가 8일 오거돈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정말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지난해 4월 7일 오거돈 때문에 모든 생활이 엉망진창이 됐다”면서 “출근도 제대로 못 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며, 사건 이후 밖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람이 의심스럽고 매 순간 나쁜 생각이 들어 너무 힘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샤워기 틀어놓고 칼을 쥔 채로 화장실에 혼자 앉아 있다가 잠이 든 적도 여러 번”이라며 “해가 떠 있을 때는 누가 쳐다보는 것 같아 불을 꺼놓고, 밤에는 누가 몰래 들어와 죽일 것 같아 온 집안 불을 다 켜놓고 지내다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잔다.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지 참담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또 “이 일로 가족과 친구 등 너무 많은 사람이 마음 아파하고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이 사건이 없었다면 이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라고 생각하다 보면,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숨 쉬는 게 민폐라는 생각마저 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A씨는 또 오 전 시장 측이 합의를 시도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재판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변호사가 ‘오거돈의 편지를 받았다’고 해서 지난 1년 동안 사과 없이 온갖 2차 가해를 해놓고 갑자기 보낸 편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했다면서 “한편으로는 정말로 반성해서 내가 용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편지를 읽은 이후 정말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도 사과할 때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그런 잘못을 저질렀는지, 얼마나 뉘우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반성한다”면서 “그 사람의 편지에는 그런 기본적인 내용조차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편지에 피해를 변상하겠다고 했는데, 지난 1년 2개월 동안 내가 겪은 고통을 어떻게 감히 돈으로 산정하며, 초호화 변호인들을 꾸려놓고 그렇게 성의 없는 사과를 할 수 있는지, 그 오만한 태도가 너무나 역겹고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사건 직후부터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으며, 진정한 반성 없는 합의금은 절대 받을 생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거돈의 범죄는 내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정치혐오까지 불러일으키게 했던 사회적 이슈”였다며 “제2, 3의 권력형 성범죄자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중형을 선고해 줬으면 좋겠다”고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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