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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감 제로, 가상인간 '루이'와 가구 브랜드 ‘생활지음’의 만남

입력 : 2021-06-08 14:38:48 수정 : 2021-06-08 15: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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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음 바 스툴 ‘올라’에 앉은 가상인간 모델 ‘루이’ 

“진짜 사람인 줄 알았어요. 가상인간이라고 말 안 하면 전혀 모르겠어요.” 가상인간 루이 리(이하 루이)가 최근 촬영한 가구 브랜드 ‘생활지음’ 화보 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다. 부드러운 햇살이 비친 머리카락, 커피잔을 든 자연스러운 포즈와 표정, 탁자에 편안하게 괸 팔꿈치까지. 가상인간의 가구 화보라기보다 이웃집 소녀의 스냅샷인 듯 자연스럽다. 

 

가상인간, 디지털 휴먼, 디지털 셀럽, 버추얼 휴먼, 버추얼 인플루언서 등. 이 낯선 단어들은 AI와 그래픽 기술로 제작된,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고유의 이름과 캐릭터를 가진 존재를 칭하는 말이다. 국내외에서 이런 가상의 존재들이 기업의 모델로,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김래아’는 LG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인간이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1’에서 처음 등장해 컨퍼런스 연사로서 LG전자의 제품을 소개했다. 삼성전자의 브라질 법인이 제작한 가상인간 ‘샘’은 현지 법인 교육 목적으로 탄생해 판매 현장 직원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IT기업이 아닌 가구 브랜드 ‘생활지음’과 가상인간 ‘루이 리’의 만남은 미래의 존재 같은 가상인간이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왔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IT기업 외에 일반 소비재 브랜드에서 가상인간의 장점에 주목해 모델로 채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상인간은 나이나 건강에 관계 없이 항상 같은 외모를 유지하며 과거, 사생활 리스크가 없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 모델로서 기업이 원하는 캐릭터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는 이제까지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쌓아온 커리어와 이미지를 보고 광고 모델을 선택했던 방식과는 완전한 다른 것이다. 어쩌면 마케팅에서 광고 모델이 선택에서 창조의 영역으로 옮겨가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활지음 ‘모노 책상’에 앉은 가상인간 모델 ‘루이’와 생활지음X파트라 프리미엄 중역 의자 ‘카일’

의자 전문 글로벌 기업 ㈜파트라의 온라인 브랜드 ‘생활지음’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루이’ 의 사례는 지난 5월 29일 홍익대학교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개최된 2021 한국디자인학회 봄 국제학술대회 스페셜 세션에 등장했다. 버추얼 휴먼으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AI 가상 인플루언서인 ‘루이’는 'AI의 광고디자인 분야 활용 사례'로 소개됐다. 

 

㈜디오비스튜디오가 개발한 ‘루이’는 가구 브랜드 생활지음의 온라인 모델 이외에 한국관광공사 명예 홍보대사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AI 가상 인플루언서다. 기업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인웍스(caffeineworks) 김용주 대표는 본 강연에서 대상 고객에게 맞는 캐릭터 구축과 유지에 장점이 있는 가상 인플루언서의 특성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광고주에게 익숙한 제작 방식을 사용하며 자연스러운 상호 작용 연출이 가능한 ‘루이’만의 특징을 소개했다.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 현실에 익숙한 MZ세대와 시너지를 일으킨다면 ‘루이’와 같은 가상인간 모델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가상인간을 모델로 선택한 기업 또한 노리는 것은 ‘기술과 도전’의 이미지 선점 효과다. ㈜파트라의 한상욱 부사장은 “의자는 가구 중에서도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가상인간 모델 ‘루이’와 손 잡은 것은 그간 R&D에 투자하며 인체공학적 디자인뿐만 아니라 한 발 앞선 신기술, 신소재를 연구해 온 파트라 의자연구소와 가구연구소의 도전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가상인간 모델 선정의 배경을 전했다. 

 

사람보다 더 사람 같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인간 모델과 기업의 만남은 이제 시작 단계다.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환경이 온라인 부캐가 활동하는 ‘메타버스’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가상인간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우리의 친구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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