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립연구소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서방 언론이 줄기차게 중국 연구소의 코로나19 기원설을 부각하며 중국 책임론에 대한 군불때기 나서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정부 산하인 캘리포니아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인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가설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으며, 추가 조사를 할 만한 사안으로 적시했다.
WSJ는 국립연구소가 자체 연구에 착수한 시점이 지난해 5월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까지 수개월에 걸쳐 코로나19 기원을 연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당시 미 국무부도 이를 인지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로 정보기관 검토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미 의회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국립연구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서방 기관 및 매체들은 중국 우한 연구소의 바이러스 유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국 압박에 나서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미 정보 당국의 판단이 엇갈린 상황이라며 추가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또 중국의 국제조사 참여와 자료 제공 등 협조를 촉구하며 국제 사회에서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WSJ는 미국 비공개 정보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우한 연구소 연구원 3명이 코로나19가 대유행하기 직전인 2019년 11월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아팠다는 정보를 미국이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정보기관 역시 코로나19 초기에 우한 연구소 기원설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봤지만 재평가 결과 개연성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보기관들은 중국 당국에 체포될 위험이 적은, 익명으로 자신이 가진 정보를 서방에 제공할 수 있는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 가능한 웹)을 통해 중국 정보기관원을 포섭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또 우한 연구소 연구진이 맨손으로 박쥐와 그 배설물을 만지거나, 장갑 외에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심각한 안전불감증 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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