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훈련사 강형욱씨가 ‘양주 벤치 개’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가 온라인 공간에서 되레 뭇매를 맞았다.
강씨는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하루 동안 많은 댓글과 메시지를 받았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인스타 게시글을 남기고, 괜히 기사를 캡처해서 사람들(에게) 불편 줬나?’라는 생각도 했다”라며 “그 기사의 내용만으로 두 사람과 공원의 입장을 다 알 수 없었는데 내 게시글이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분을 무례한 사람으로 그리고 환경지킴이였던 할머님을 일방적으로 갑질을 당했던 사람으로 더 부추겼던 것 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양주시청의 입장문과 견주의 호소글을 모두 읽었다는 그는 “보호자님은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 같고, 환경지킴이 할머님도 안타까웠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강씨는 “우리가 사랑하는 반려견과 일상을 편하게 살다 보면 우리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때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가 비슷한 불편함을 주고받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저도 촬영이나 방송이라는 핑계로 반려견을 테이블로 올리거나 의자에 앉히는 행동, 줄을 푸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라고 반성했다.
앞서 지난 3일 뉴스1은 경기 양주시 옥정호수공원에서 벤치를 더럽히는 대형견 두 마리를 보고 견주 A씨에게 의자를 닦아달라고 요청했다가 민원을 받고 개 앞에서 사과까지 해야 했다는 80대 공원 환경지킴이 할머니의 사연을 전해 파문이 일었다.
이에 강씨는 다음날 인스타그램에 “(80대) 할머님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견주 B씨의 행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우린 예의 있는 보호자를 좋아하고 예의를 가르치려 하는 보호자의 반려견을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같이 쓰는 의자에 반려견을 올리는 행동은 반려견을 사랑하는 행동이 아니다”라며 “그건 집에서나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또는 반려견이 허용된 장소에서 내 개를 의자에 올리지 마라”고 당부한 후 “할머님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이며 대형견들과 견주에게 사과했다는 80대 환경지킴이에게 대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강씨의 이런 글에는 게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많은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후 견주 A씨 측이 환경지킴이 할머니 B씨가 벤치에 올라가 있던 대형견을 보고는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비하(발언)를 했고, 그것에 대한 사과 요청을 기관에 정당하게 한 것이라고 반박했기 때문이다.
양주시청 역시 뉴스1 기사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린 강씨의 대처가 경솔하고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씨 역시 과거 벤치에서 개와 함께 앉아 있던 모습이 재조명되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까지 일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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