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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롭게 퇴직하게 도와달라”… 피해 공군 유족 찾아가 회유한 군인들

입력 : 2021-06-07 18:00:00 수정 : 2021-06-07 16: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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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 중 한 명, 피해자 남편 찾아와 회유”
“피해자 극단 선택 2차 가해가 큰 원인 되었을 것”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장 모 중사가 지난 2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압송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공군 이모 중사를 성추행한 가해자측이 이 중사의 남편을 찾아와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유족측 변호인인 김정호나 변호사는 “그 사건의 피의자들 중 한 명이 남편에게 찾아와서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고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되겠냐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남편에게 가해자 입장을 대변하면서 용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그 이후 유가족들이 그걸 알게 돼서 그것을 항의하도록 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러 2차 가해가 발생했는데, 이 사건 같은 경우 아주 죄질이 안 좋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2차 가해가 모두 이루어졌기 때문에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에는 이러한 2차 가해가 큰 원인이 되었을 거라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코로나 시국에 회식을 벌였던 정황이 발각될까 두려워 은폐하려던게 아닌가’라는 의혹에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가 성추행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그걸 회유하게 되면, 사실은 그거에 대한 징계도 매우 엄하게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그런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만 하루 이상 회유가 지속됐다는 걸 봤을 때, 군 기강 자체에 문제가 생길까봐 회유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의 추모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앞서 지난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 근무하던 이 중사는 회식을 끝나고 돌아오던 차 안 뒷좌석에서 상관이었던 장 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이후 곧바로 신고절차를 밟았으나 두달여간 회유와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15전투비행단으로 근무지를 옮긴 지 나흘 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중사는 극단적 선택 전날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했으며 숨지기 전에 억울한 심정을 휴대전화 영상으로 남겨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전 이 중사의 빈소를 찾아 이 중사의 부모님에게 “얼마나 애통하시냐”며 “국가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함께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철저한 조사 뿐 아니라 이번 계기로 병영문화가 달라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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