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구 관계자 “관리인력 투입해 관리…성수기엔 음주·취식 금지 고려”

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 중 하나인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에 조성된 ‘민락수변공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진 젊은이와 시민들이 대거 공원을 찾으면서부터다.
이곳은 최근 밤이 되면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한순간 거대한 야외술집으로 변한다. 삼삼오오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인근 횟집에서 배달해온 음식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수칙은 먼 나라 얘기다. 술과 음식을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스크는 벗었고, 다닥다닥 앉다 보니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는다. 심지어 술에 취하면 노래 부르고 춤까지 추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를 시행 중인 부산은 식당과 카페, 술집 등의 영업시간이 오후 11시까지만 허용된다. 따라서 이때부터 주변 식당과 카페, 술집 등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대거 민락수변공원으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는 것이다.
관할 부산 수영구는 지난달부터 민락수변공원의 출입 인원을 하루 2000명으로 제한하고, 출입구도 3곳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 출입구별로 안심콜 번호를 부여해 출입자 관리와 발열 체크를 동시에 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인파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민락수변공원은 원래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지난 주말 오후 10시쯤 이용자가 2000명을 넘자 관할 구청이 공원을 폐쇄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휴가철이 맞물리는 7~8월이다. 시민들과 관광객까지 합세할 경우, 통제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주말마다 직원 등 20명의 관리인력을 투입해 수변공원 관리를 하고 있다”며 “성수기인 7~8월은 관리인력을 22명으로 늘리고, 음주와 취식을 금지하는 행정명령 발령까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7년 완공된 민락수변공원은 길이 543m, 너비 39m, 전체면적 2만884㎡ 규모로, 바다와 휴식공간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수변공원이다. 해운대와 광안리의 중간지점에 있으며, 바닥에는 컬러 블록을 깔고 화단과 그늘막, 벤치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각종 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스탠드와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배 모형 야외무대 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주차시설까지 마련돼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오성택 기자 five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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