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빠르고 묶음 구매 장점 꼽혀
2021년 70곳 추가… 판로 지원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전통시장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시장마다 온라인주문 및 배달서비스를 도입했고 일부 상점의 매출이 훌쩍 늘어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전통시장 온라인장보기 사업’이 시작된 이후 1년간 온라인장보기 매출은 62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매달 9억원 이상의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 52건에 불과했던 온라인장보기 이용 건수는 지난 1월 5만2170건으로 급증했다. 온라인장보기가 전통시장의 새로운 구매수단으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온라인장보기가 가능한 서울시내 전통시장은 총 71곳이다.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와 쿠팡이츠 앱, 놀러와요시장 앱을 통해 전통시장의 물건들을 비대면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위메프오에서도 일부 시장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장보기는 동네 전통시장에서 빠르게 배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쇼핑 플랫폼에서 제품을 결제하면 최소 20분에서 당일 중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시장 내 여러 점포의 상품을 장바구니로 묶어서 배송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예컨대 같은 시장 내 A점포의 김치, B점포의 과일, C점포의 떡볶이를 주문하면 배송 기사가 각 점포를 돌며 주문한 물건을 한 박스에 담아 배달한다. 전통시장의 주차문제와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시장 상인들 사이에서도 배송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종로구 통인시장의 한 상인은 “국내외 관광객이 시장의 주 고객인데 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이 뚝 끊어져 임대료 내기가 힘든 상황이었다”며 “최근에는 온라인장보기로 주문이 이어져 정기휴일까지 반납하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만족했다. 서대문구 영천시장의 한 상인도 “코로나19로 폐점위기까지 몰렸었는데 온라인장보기로 입소문이 나면서 일부러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전통시장 약 70곳을 추가해 소비자들의 편의 향상과 전통시장의 매출 증대에 힘쓸 계획이다. 이달 16일부터 29일까지 신규 참여 전통시장 45개소를 모집한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상인회는 해당 자치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소상공인정책과에 문의할 수 있다.
시는 온라인장보기 사업에 입점한 전통시장의 판로개척 지원과 더불어 각 상점이 스스로 자생력을 기르고 변화하는 소비패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역량강화 교육에도 나설 계획이다.
강석 서울시 소상공인정책담당관은 “유통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전통시장이 시대 흐름에 맞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도록 돕는 것이 온라인장보기 사업의 목적”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대면 방식의 쇼핑이 전통시장에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밀착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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