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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욕하니?” 엄마 묻자 작은딸인 척 “응”… ‘세모녀 살해’ 김태현 소행 추정 카톡 메시지

입력 : 2021-06-06 22:10:00 수정 : 2021-06-07 16: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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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가족 살해 계획은 없었다”… ‘우발 범행’ 주장
작은딸 “퀵 왔다는데…” 가족 대화방에 살해 전 정황 담겨
김태현 사건 피해자 유족 측이 지난 4일 KBS를 통해 공개한 지난 3월23일 사건 당일 카카오톡 메시지. KBS뉴스 캡처

서울 노원구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태현(25)이 피해자를 가장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됐다. 김씨가 재판 과정에서 “(첫째 딸을 제외한) 가족 살해는 계획하지 않았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유가족은 일가족 살인을 계획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유가족 측은 지난 5일 KBS를 통해 김태현이 3월23일 피해자 A씨의 여동생을 살해하기 직전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세 모녀의 집을 찾아온 상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작은딸은 퀵서비스 도착 소식을 듣고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해 퀵서비스를 시킨 적 있는지 물었다. 어머니가 그런 적 없다고 답하자, 곧바로 언니인 A씨와 어머니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 “퀵(서비스)이 왔다는데 니(큰딸)꺼 아니지?”라고 물었고, 큰딸은 “ㄴㄴ(아니)”라고 대답했다.

 

이후 작은딸의 답장이 끊기자 걱정이 된 어머니는 “나가봤어?”, “뭐 왔는데?”, “뭐하니?”, “반신욕 하니?”라고 약 30분간 물었다. 답장이 없던 작은 딸은 어머니의 마지막 질문이 있던 오후 6시20분에서 5분이 지난 6시25분쯤 “응”이라고 짤막하게 답한다. 평소 살갑던 작은 딸이 무미건조한 답장을 보내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어머니는 작은딸에게 7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 뉴스1

유가족은 작은딸이 보낸 “응”이라는 답장을 김태현이 살해 후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가 작은딸이 살아있는 것처럼 속여 답장했고, 이후 어머니와 큰딸 등 나머지 가족도 살해하려고 계획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작은딸을 살해한 이후 귀가한 차례대로 어머니와 큰딸을 살해했다. 김씨는 온라인게임에서 만난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며 스토킹하다가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를 살해하려는 마음을 품은 김씨는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범행도구를 훔치고, 퀵서비스를 가장해 집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갈아입을 옷 등을 준비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변호인은 지난 1일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피해자 가운데 2명을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김씨에게 살인·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지난 4월27일 구속기소 했다. 김씨는 국민참여재판 불희망 의사를 밝혔다. 다음 재판은 이달 29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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