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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난지원금·손실 소급보상 놓고 당정 갈등 빚을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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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6 22:45:04 수정 : 2021-06-06 22: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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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엊그제 여당에 떠밀려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론화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내수 활성화’다. 재정 건전성 비판을 의식한 듯 초과 세수 범위에서 추경을 하겠다지만 믿기 어렵다.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추가 세수는 국세수입 예상치(315조원)에서 세입 예산(283조원)을 뺀 32조원 선이다. 정부·여당은 올해 20조∼30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검토 중이다. 정책적 효과도 의심스러운 마당에 당정이 지급 대상 등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것은 볼썽사납다. 더불어민주당은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손실보상 법제화, 피해업종 선별지원까지 망라한 대규모 추경 편성을 공언했다.

문제는 재정 투입의 목표와 타깃이 명확지 않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조차 올해 4% 수준의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내수 활성화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한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선제적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재정 확대는 정책 엇박자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정산하고 남는 20조원을 재원으로 취약·피해계층 위주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도 모자라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 손실보상도 소급적용하자고 생떼를 부린다. 유동수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소급적용을 하긴 할 것이다. 털고 가야 한다”고 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소상공인 등 취약·피해계층 지원, 내수·고용대책, 백신 대책까지 추경에 담으면 30조원을 훌쩍 넘긴다. 적자 국채 발행은 없다는 정부·여당의 공언이 무색해진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는 촌각을 다툴 정도로 긴박한 사안이 아니다. 올 들어 5개월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먼저다. 코로나19 최대 피해자가 이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영업자 수는 553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7만5000명 감소했다.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6만5000명이나 줄었다. 방역에 협조하느라 생존 위기에 처한 이들의 손실을 보전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세수가 늘었다고 무턱대고 돈 풀기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 소급 적용은 기존 재난지원금 지급 때처럼 중복지원 논란을 부를 수 있고 재정 부담도 만만치 않다. 최소한의 생계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남는 세수는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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