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일반시민에 문자도 안 보내
“비용·당직약속 등 문제 최소화”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이준석 당 대표 후보는 여타 후보들과 확연히 다른 선거운동으로도 눈길을 끈다. 선거운동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캠프를 차리지 않은 채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나홀로’ 선거운동을 하고, 대대적 홍보용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선거운동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6일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전당대회를 닷새 앞둔 이날까지 이 후보는 캠프라고 할 만한 조직이나 사무실 없이 후보 본인이 직접 전국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경쟁자인 중진 후보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빌딩에 사무실을 빌려 캠프를 차린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 후보의 선거운동을 공식적으로 돕고 있는 인력은 5명 정도라고 한다. 이 후보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철근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캠프라고 할 만한 인력도, 사무실도 없이 사실상 후보 혼자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며 “일정이나 메시지 같은 건 후보 본인이 다 하고 공보업무만 실무자들을 따로 둬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자가용이 아닌 지하철과 KTX 등을 주로 이용하는 점도 기존 선거운동에선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서울 시내에선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후보는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당원·일반 시민 대상 문자메시지를 이날까지 단 한 통도 보내지 않았다. 그 대신 후보 본인이 직접 올리는 SNS 글을 통해 상대 후보들의 네거티브에 대응하거나 정책 비전 등을 밝히고 있다.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 응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선거운동의 문법을 깨는 이 후보의 행보는 그가 30대 최연소 당 대표 후보이자 ‘0선’ 원외 인사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TV 토론이나 방송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당원 투표가 70% 반영되는 본경선에서 조직표 결집에 한계를 보일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나오지만, 이 후보는 이같은 선거운동 방식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기존 선거운동에서 ‘캠프’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문제점들, 가령 비용이나 당직 약속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그런 것도 있고 이 후보가 이런 식의 선거운동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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