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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길어지는 2차전지주… 훨훨 나는 원전주

입력 : 2021-06-07 06:00:00 수정 : 2021-06-06 2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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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2차전지 K-뉴딜지수
최근 4주간 5% 이상 떨어져
해외투자銀 ‘경쟁심화’ 보고서
삼성SDI 포함 줄줄이 하락세

한·미회담 계기 원전 회생 기대
두산중공업 등 최고 81% 급등

증권시장에서 2차전지와 원자력발전소 관련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세와 맞물려 인기를 끌던 2차전지 업종은 최근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반면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맥을 못 추던 원자력발전소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등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4일까지 4주간 2차전지 종목 10개를 편입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5.56%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1.34%)와 코스닥지수(+0.95%)를 크게 밑돌았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보면 대장주 LG화학(-11.97%)을 필두로 삼성SDI(-3.27%), SK이노베이션(-3.53%), 포스코케미칼(-4.33%), SKC(-5.96%), 일진머티리얼즈(-3.78%) 등이 4주간 줄줄이 하락했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2차전지 업체에 대한 해외 투자은행들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배터리 업계의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배터리 제조업체 간 경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면서 삼성SDI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목표 주가를 57만원에서 55만원으로 낮췄다. 이로 인해 삼성SDI는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주가가 61만5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91% 하락하고 하루 새 시가총액이 1조7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로 모회사인 LG화학에는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적용해야 한다며 ‘매도’ 의견과 함께 목표 주가도 130만원에서 68만원으로 크게 낮춘 보고서를 냈다. 앞서 폴크스바겐은 지난 3월 ‘파워 데이’ 행사에서 2023년부터 신규 각형 배터리를 적용해 2030년 생산하는 전기차의 80%에 사용하고 궁극적으로 배터리를 내재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부정적인 기류에도 업계에서는 배터리 산업이 당분간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기업의 협업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폴크스바겐의 구상과 달리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 등이 아닌 이상 화재 위험이나 효율 민감도가 매우 높은 배터리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거나 신규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배터리 기업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대량의 배터리를 당장 전량 충당할 수도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완성차의 배터리 내재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폴크스바겐 외에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를 비롯해 제네럴모터스(GM), 포드, 현대자동차, 도요타 등도 중장기적인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배터리 업계는 이에 따라 앞으로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사(JV) 설립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각각 GM·포드와 미국 내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이르면 금주 중 현대차와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총 11억달러를 투입해 1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런 가운데 원자력발전소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치솟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등 원전 관련 7개 주요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4일 기준 21조7608억원으로 한·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달 21일(15조9033억원)보다 5조8576억원, 36.83% 증가했다. 두산중공업 외 나머지 6개 종목은 현대건설, 한전기술, 한전KPS, 우리기술, 보성파워텍, 우진이다. 이 중 두산중공업은 정상회담 이후 2주간 주가가 무려 80.58%나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4일 이 회사 주가는 2015년 5월 이후 약 6년여 만에 최고가인 2만51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함께 원전 공급망을 구성해 해외 원전시장에 공동 참여하기로 합의하면서 원전 산업 회생 기대감에 주가가 급속히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범수·나기천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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