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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너무 올린 대학, 입학정원 줄인다

입력 : 2021-06-06 22:00:00 수정 : 2021-06-06 19: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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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련법 개정안 입법예고… 2022년 시행

법정한도 ‘물가상승률 1.5배’ 초과
‘최대 10% 신입생 감축’ 제재키로
억제정책 계속… 대학들 반발 예고

정부가 법정 등록금 인상률을 어긴 대학에 최대 10%의 입학정원 감축을 골자로 한 행정처분을 예고했다.

정부 차원에서 대학 재정 운영에 등록금 비중을 낮춰 학생 부담을 덜어주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 이미 법정 인상 한도를 초과해 등록금을 올린 대학에 국가장학금 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그간 정책기조대로 등록금 인상에 지속적으로 강경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이 심리적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돼 반발이 적잖을 것이란 분석이다.

교육부는 과한 등록금 인상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 달 12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3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만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올해 인상률은 1.20%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부 수업료나 입학금, 대학원 수업료, 입학금 가운데 법정 인상 한도를 초과한 경우가 총 1건이면 1차 위반 때에는 총입학정원의 5% 내에서 모집이 정지된다. 2차 위반 때에는 총 입학정원의 10% 내에서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3년간 학부, 대학원 수업료나 입학금 인상 위반이 2건 이상이면 1차 위반 때 총 입학정원의 10% 내에서 모집이 정지되고, 2차 위반 때에는 총 입학정원의 10% 내에서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내년도 등록금부터 개정 규정이 적용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제까지 미비한 행정적 제재의 근거를 마련하겠다”며 “시정 명령을 했는데도 대학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개정 시행령을)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올해에도 인상률 제재 대상인 전국 329개 대학에서 학부 과정 2곳, 대학원 과정 4곳이 법정 인상 한도인 1.20%를 초과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측은 입법예고 내용대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률을 준수한다면 연간 약 3759억원의 학비부담 경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학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학생들은 등록금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등록금 인상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과 연계돼 매해 학생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한 사립 대학원생인 김모(35)씨는 “등록금 인상률을 억제하고자 하는 정부 의지가 반영된 만큼 많은 대학들이 고통을 분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내년부터 대학 입학금이 전면 폐지돼 대학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등록금 인상에도 제동이 걸릴 것을 염려해서다. 2017년 기준 평균 77만원이던 사립대 입학금은 이후 단계적으로 인하 또는 폐지돼 올해에는 전체 대학의 70%, 내년에는 100%가 폐지할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등록금 인하 정책에 발맞춰 대학들의 수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상생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대학들이 등록금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재무 구조를 타파하고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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