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홍콩 톈안먼 추모시위 지지
中 “졸렬하고 헛된 정치쇼” 강력 비판
美 상원의원 3명, 대만 방문 현안 논의
中, 美·러 정상회담 전 러와 우호 과시
G7 회의, 일대일로 대응책 논의할 듯
바이든 “중국이 아닌 민주국가들이
무역·기술규칙을 만들것” 결속 강조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이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 의해 잇따라 무시되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특히 러시아와 밀착하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곧 열릴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 억지 및 견제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이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추모집회 불허 방침을 내린 상황에서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과 유럽연합(EU) 사무소 등이 이를 무시하고 각기 촛불을 밝히며 추모집회를 지지했다. 미 총영사관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인권 보호를 강조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메시지와 더불어 창마다 촛불을 밝힌 영사관 건물 사진을 올렸다. EU 사무소도 트위터에 비슷한 게시물을 올렸다.
중국 당국은 ‘졸렬하고 헛된 정치적 쇼’라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외교부 홍콩 특파원공서는 “민주·인권 수호를 명분으로 정치적 의제를 이용해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간여하려 했다”며 “외세가 무모하게 당랑거철(사마귀가 무모하게 수레를 막는 것)하려는 계략은 절대 성공할 수 없고,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지 말라”고 경고했다.

홍콩 못지않게 민감한 사안이 대만이다. 이날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크리스토퍼 쿤스(민주·델라웨어) 3명의 미국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만나 역내 안보 등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고의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려 한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다급해진 중국은 오는 16일 미국과 정상회담을 앞둔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과시하고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4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민주라는 명목으로 소집단을 만들고 인권을 구실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책임 있는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중국과 긴밀한 전략적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이 각 참가국에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공동 대응 문제를 의제로 올리는 것을 타진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6일 복수의 미·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독일, 프랑스 등은 G7 정상회의에서 일대일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에 긍정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도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 중심의 경제권 구상을 모색하고 있다.
신문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앞세워 개발도상국 등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G7 내에서 강해지고 있다”며 “G7이 국제규칙에 근거한 별도의 개도국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G7이 정상회의 성과를 담은 공동성명에 일대일로에 맞서는 개도국 지원 제도의 개요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회의를 앞두고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중국 아닌 민주국가들이 무역·기술규칙을 만들 것”이라며 민주국가들의 결속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러시아 정부의 유해한 활동에 대한 대처 등에 있어 미국은 강력한 위치에서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도쿄=이귀전·김청중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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