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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0명이라는 北, 백신은 왜 탐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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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5 06:00:00 수정 : 2021-06-05 10: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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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언론, “北 스푸트니크V 등 백신 탐내” 보도
국제사회 “허세 그만 부리고 코로나 실태 공개해야”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5월 5일 코로나19 방역 현황을 전하며 “각지 일꾼들이 코로나19 방역을 올해 중요한 과업 중 1순위로 꼽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봉산 은하피복공장 근로자들이 재봉틀을 닦으며 방역 활동을 벌이는 모습.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어 ‘코로나 청정지대’로 통하는 북한이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이게 맞는다면 ‘코로나19 환자 0명’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실은 코로나19 창궐로 신음하는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사실상의 구조 요청(SOS)을 보낸 것이란 조심스러운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러시아 언론 “北 스푸트니크V 등 백신 탐내” 보도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4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계 최초로 백신 스푸트니크V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두 번 맞아야 하는 스푸트니크V와 달리 1회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스푸트니크 라이트도 선보였다. 러시아 정부는 “스푸트니크 V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91% 이상,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예방 효과도 85%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에서 개발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AZ), 얀센 등 양질의 백신을 확보할 길이 없는 북한 입장에서 스푸트니크V 등 러시아 백신 확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석연찮은 점이 있긴 하다. 북한은 성공적인 NK방역에 힘입어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고 국제사회에 선전해왔기 때문이다.

 

러시아 의료진이 자국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들어올리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진자도 없고 철저한 방역으로 감염병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나라가 왜 백신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는 오래 전부터 북한이 어리석게도 허장성세를 부리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실제로 북한은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199만2000회분(99만6000명분)을 받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비록 공급이 지연돼 아직 북한에 도착한 백신 물량은 없으나 이를 두고 “코로나19 청정국이 무슨 백신이 필요한가. 지금까지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란 성토가 일었다.

 

◆국제사회 “허세 그만 부리고 코로나 실태 공개해야”

 

북한이 미국, 영국 등 일부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입도선매를 비난한 것 역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이달 1일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필요 이상으로 비축하고 있다”며 WHO의 역할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인류의 성취지만, 다른 국가는 구매 능력 탓에 백신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가 백신 국수주의로 필요한 분량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하고 저장하는 불공평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한 것이다.

 

비무장지대에서 바라본 북한 인공기. 세계일보 자료사진

당연히 이를 두고서도 “코로나19 청정국이 무슨 백신 타령이냐. 지금까지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한 것은 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느냐”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국내 일각에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면 이를 솔직히 시인한 다음 한국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국제사회 앞에 무릎 꿇고 ‘한 번만 살려주세요. 백신 좀 나눠주세요’ 하고 하소연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북한의 태도가 너무 도도한 건 아니냐고 꼬집는다.

 

다만 북한이 화이자, 모더나 같은 서방 백신 대신 스푸트니크V 같은 러시아 백신을 콕 집어 거론한 것 자체가 ‘미국 등 서방이나 한국에 손을 벌리는 건 죽어도 싫다’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것이란 시각이 적지않다. 외교계와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북한과 각별한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V 등 백신을 북한에 공급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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