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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 모두 뗀 관광버스… 제주 전세버스·여행사 울고, 골프장·렌터카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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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3 16:30:58 수정 : 2021-06-03 17: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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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회복세에도 경기양극화 지속”
3일 제주시내 한 전세버스 차고지에 번호판을 뗀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제주에서 전세버스 50여대를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해 2월부터 1년 넘게 매출이 거의 없다. 연간 차량 보험료 1억5000만원이라도 줄이려고 1대를 제외하고 모두 번호판을 떼고 휴지 신청을 했다”라고 토로했다. 번호판을 반납하고 휴지 신청을 하면 휴지 기간만큼 보험료가 환급되고 환경개선부담금도 줄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내국인관광객 방문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단체 관광객 예약은 끊겼다. 그나마 4월 이후 골프관광객 4인씩 2∼3팀 정도 겨우 예약을 받아 45인승 1대를 굴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버스 기사 대부분 운전대를 놓고 대리 운전을 하거나 건설 현장을 전전하고 있다”라며 “사업 규모를 줄이려고 중고버스를 싸게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라고 하소연했다.

 

업계는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오지 노선 투입이나 공공기관 출퇴근 등 셔틀버스 활용을 지방자치단체에 건의해봤지만, 대중교통도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용률이 적어 마땅한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다.

 

여행업계와 중소형 숙박업소도 단체 패키지 관광 예약이 끊기면서 휴폐업이 속출하는 등 사정은 마찬가지다.

 

외국인관광객 발길이 끊긴 지 2년째로 접어들면서 중국인 단체관광을 주로 전담했던 여행·전세버스·숙박 업계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제주로 골프·신혼 개별여행객이 몰리면서 골프장과 렌터카 업계는 요금을 대폭 인상해도 예약이 힘들 정도로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최근 내국인 관광시장이 회복하고 있지만 경기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제주도의회 정책입법담당관실이 내놓은 ‘최근 제주경제 현황과 지속성장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서비스업 성장률은 -10.4%를 보이면서 제주경제는 -3.0% 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주력업종인 관광업 경기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3일 제주시내 한 전세버스 차고지에 번호판을 뗀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지난해 소매 판매액 증가율 역시 -26.9%로 전국 평균 -0.2%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에 의한 면세점 매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제주경제는 올해 2분기 이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4월부터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관광 관련 업황 개선, 경기실사지수 관련 지표 개선 등으로 인해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21년 제주경제가 3%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 관광객 수는 1∼3월 213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만3000여명 감소했다가 4월 이후 급증했다.

 

4월 제주 관광객은 지난해 동월 대비 99.7%(약 52만8000명) 증가해 100만명 넘게 방문했다.

 

또 내국인 관광객 재방문율이 크게 상승하고 1인당 소비규모도 커지면서 관광 관련산업 경기는 회복 조짐을 보인다.

 

그러나 세부 업종별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렌터카와 골프장 등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버스, 여행사, 중소형 숙박업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부분 패키지 관광상품 개발,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관광 추세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야외·체험형 활동을 선호하는 관광객 기호 변화에 맞춰 관광지 혼잡도 실시간 분석시스템, 인터넷 사전예약제 등 스마트 관광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관광산업 조기 정상화를 위해 백신 인증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소상공인 매출 확대를 위해 비대면 거래·공동배송시스템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글·사진 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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