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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인 줄 알았는데…” ‘직장 갑질’ 판치는 IT 기업들

입력 : 2021-06-03 03:00:00 수정 : 2021-06-02 20: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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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네이버 직원 극단선택
연루 상사들만 직무 정지 논란

근로자 47% “직장 괴롭힘 경험”
“수직적 조직·끼리끼리 문화 원인”

“꿈의 직장이라 불리지만 실상은 다르죠. 다른 대기업보다 더 수직적인 부분도 존재합니다.”

대형 IT(정보기술) 기업 출신인 스타트업 기업의 이모 임원은 최근 논란이 된 네이버 본사 직원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여전히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시절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과를 위해서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수직적인 문화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표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직장 내 괴롭힘, 소통 부재 등 조직 내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의 한 직원은 지난달 25일 오후 1시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힌 메모가 밟견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네이버는 뒤늦게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와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 리더의 직무를 정지했지만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했고, 경찰은 실제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이번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은 청년들 사이에서 수준 높은 복지와 고액 연봉 등으로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IT 업계에서 일어나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IT 업계의 직장 내 갑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 계열사인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직원을 폭행하는 등 갑질을 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지난 2월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이 회사 조직문화를 비관하는 글이 게재해 논란이 됐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가 게임 및 IT 기업 근로자 809명을 조사한 결과 47.4%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민주적·수평적 노동문화로 상징되는 IT 업계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겪고도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고성장을 이뤄낸 IT 업체 내부의 수직적인 조직문화와 끼리끼리 문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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