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과 장모와 관련된 여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충분히 받아치고 역효과까지 상대편에게 넘길 수 있는 해법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매일신문 ‘프레스18’에 출연해 “미리 말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우리 당에 들어와 같이 활동하는데 윤 전 총장 부인이나 장모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윤 전 총장 쪽에 비단주머니 3개를 드리겠다”며 “급할 때마다 하나씩 열어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말한 비단 주머니는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의 금낭묘계(锦囊妙计)를 빗댄 것으로 적의 계책에 대항할 수 있는 신묘한 해법을 말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 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공격을 멈춘 것을 예로 들며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경우 자신이 앞장서 보호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안 대표와 사적으로 불편할만한 일들이 여럿 있었는데 안 대표가 오세훈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은 날부터 방송에 나가서 안 대표에 대한 모든 공격에 방어하는 입장을 취했다”며 “그게 공적 영역에서 당에 소속된 사람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든 안 대표든 김동연 부총리든 누구라도 우리 당과 함께하기로 마음먹고 입당이든 합당이든 당원이 되는 순간부터 당대표로서 모든 당원들에게 다시 한 번 당원의 의무를 고지할 것”이라며 “모든 당원은 당에서 같이 함께 하는 당원 동지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당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대선주자에 대한 공격이 들어오면 설사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우리 당내 후보라도 철저히 아끼고 보호하는 자세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나경원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이 이상으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지난 29일 성인 1천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7%였다. 2위인 나 후보(19.5%)와는 21.2%포인트 차이다.
나 후보 다음으로는 주호영 후보(7.2%), 홍문표 후보(4.2%), 조경태 후보(3.1%) 순이었다.
이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도 차이는 27∼28일 실시한 국민의힘 예비경선 결과 당시보다 더 벌어졌다. 예비경선에서는 이 후보가 41%, 나 후보가 29%의 지지도를 보였다. 응답 대상을 국민의힘 지지층 340명으로 한정해도 이 후보는 47.0%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나 후보는 29.2%로 2위, 주 후보는 8.5%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4위는 조 후보(3.4%), 5위는 홍 후보(2.1%)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