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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물리력행사 96%가 수갑 사용… 실사격은 12건뿐

입력 : 2021-05-30 19:30:06 수정 : 2021-05-30 22: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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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 年 4300여건 사례 분석

10명 중 7명 ‘주취자’ 상대 사용
‘전자충격기’ 사용은 195건 달해

2인1조 순찰서 1명 총·1명 테이저건
“무장 강화를” vs “총 쓸 일 적어”
연구진 “권총 선택장비 지정 필요”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수갑, 전자충격기, 권총 등을 포함한 물리력을 사용한 사례가 한 해 4300여건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수갑 사용인 가운데 휴대무기 중에서는 전자충격기(테이저건) 이용이 약 200건으로 가장 많았고, 권총도 10여건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갑은 ‘필수 물리력’

 

30일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의 ‘경찰 물리력 행사기준에 따른 장구 사용 효과성 분석을 위한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1일부터 지난해 7월31일까지 보고된 물리력 사용 사례는 총 4382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출동 현장에서 시민 등을 접촉한 사례 중 물리력이 쓰인 비율은 약 0.05%였다.

 

보고서는 현장 경찰관이 제출한 물리력 사용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했다. 현장 경찰관은 2019년 8월부터 대응 1단계인 ‘협조적 통제’를 제외한 2∼5단계 물리력(접촉 통제-저위험 물리력-중위험 물리력-고위험 물리력) 사용 시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물리력이 사용된 사례 중 대부분(95.8%·4200건)은 수갑이었다. 수갑이 채워진 대상자 10명 중 7명(76.8%·3226건)은 주취자였다. 이 밖에 정신질환자가 241건(5.7%), 약물중독자 59건(1.4%) 등이었다. 지방청별로는 경기남부가 1179건(28.1%), 서울이 931건(22.2%)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곳에 속했다. 반면 세종과 제주는 각각 9건(0.2%), 12건(0.3%)으로 낮았다.

전자충격기는 195건(4.5%)으로 수갑과 신체적 물리력(510건·11.6%)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쓰인 물리력이었다. 전자충격기는 4단계 대응인 ‘중위험 물리력’에 속하는 장비로, 주먹이나 발 등으로 공격받는 경우에 쓰인다. 수갑과 마찬가지로 경기남부(34건·17.4%)와 서울(19건·9.7%)에서 가장 많이 쓰였다. 가장 적게 쓰인 지역은 세종(1건)이었다.

 

전자충격기 사용 당시 대상자의 행위(중복집계)는 △경찰관에 대한 폭력 등 신체가격(112건·57.4%) △흉기 휴대 및 위협(101건·51.8%) △도주(28건·1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자충격기 사용 대상자 역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주취자(134건·68.7%)였다. 이어 정신질환자가 35건(17.9%), 약물중독자 8건(4.1%) 등 순이었다. 전자충격기 대상자 중 70명(35.9%)은 경상을 입었고 2명(1.0%)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총 ‘실사격’은 12건 그쳐

 

가장 높은 단계인 ‘고위험 물리력’에 해당하는 권총 사용은 1년간 전국에서 14건(0.3%)이었다. 이 중 2건은 경고사격만 이뤄진 경우였고, 실사격은 12건에 그쳤다. 한 건은 오발 사격이었다. 권총은 대상자가 흉기 등으로 공격하는 경우에 쓸 수 있다고 경찰청 예규로 정하고 있다. 권총이 쓰인 대상자의 행위(중복집계)는 흉기 휴대 및 위협이 7건으로 50% 수준을 차지했고, 경찰관에 대한 신체가격 3건, 도주(도주 시도 포함) 2건, 경찰 무기나 장구 탈취 시도가 1건 있었다. 4건은 멧돼지 출현 상황에 주민 안전을 위해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범인 제압 등을 위해 권총이 사용되는 사례는 드문 셈이다.

현장 경찰이 어떤 장비를 휴대해야 하는지는 경찰의 고민 중 하나다. 지역 경찰은 2인1조로 순찰 시 1명은 권총을, 1명은 테이저건·가스분사기를 휴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는데 이 경우 한 명이 피습을 당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2019년 치안수요가 높은 곳 위주로 경찰 한 명이 두 종류 무기를 모두 지니게 하는 ‘무장 강화’를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경찰 사이에서 권총을 쓸 일이 적은데 장비를 모두 가지고 다니는 것은 무겁다는 의견이 나왔다. 경찰청은 지역 경찰 휴대장비 체계 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실제 확인된 물리력 이용 현황을 고려해 (지역 경찰은) 1인 기준으로 전자충격기를 기본 휴대장비로 정하고 권총이나 분사기 등은 선택적 휴대장비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며 “권총은 상황에 따라 112신고 집중 시간이나 지휘관 판단에 따라 필수적으로 휴대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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