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서 맨유 상대 승부차기 승리
통산 4번째 최다 우승 감독 올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비야레알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유로파의 왕’이라 불린다. 2009∼2010시즌 시작돼 비교적 역사가 짧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라리가의 세비야를 이끌고 2013∼2014시즌부터 대회 3연패를 이뤄낸 덕분이다. 유로파리그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의 하부대회로, 빅리그의 중상위권 팀과 유럽 중위권 리그 챔피언팀 등이 참여해 주목도는 덜하지만 그 치열함만큼은 UCL에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에메리가 자신의 경력에 또 하나의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비야레알은 27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맨유를 상대로 잔뜩 웅크린 채 역습을 노리다 전반 29분 세트피스에서 헤라드 모레노가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후반 10분 에딘손 카바니의 골로 동점이 되자 버티기에 들어갔다. 결국, 끈끈한 수비 끝에 1-1로 연장까지 마치고 경기를 승부차기로 몰고 갔다.
승부차기는 유럽대항전 역사에 남을 만한 명승부였다. 양팀에서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모두 슈팅을 성공시켜 골키퍼들이 직접 키커로 나설 수밖에 없었고, 이 중 비야레알의 헤로니모 룰리 골키퍼만이 골을 넣었다. 맨유의 11번째 키커로 나선 다비드 데헤아 골키퍼의 슈팅을 룰리가 막아내면서 혈전이 끝났다.

이로써 통산 네 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컵 차지한 에메리 감독은 전신인 UEFA컵까지 포함해 최다 우승 감독이 됐다. 종전까지 에메리 감독은 이탈리아의 명장 조반니 트라파토니와 함께 총 3회로 UEFA컵·유로파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공유하고 있었다.
에메리의 지휘 아래 비야레알도 새 역사를 썼다. 1923년 창단한 비야레알은 UCL과 유로파리그의 마이너리그 격인 인터토토컵에서 2번 우승했을 뿐 한 차례도 메이저급 대회의 결승에 오르지 못한 팀이었지만 에메리의 지휘 아래 나선 첫 결승전 무대에서 단숨에 트로피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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