뮐러의 한 시즌 최다골 경신하고
소속팀 뮌헨 리그 9연패 이끌어
표면적 기록상 역대급 활약 펼쳐
다수 축구팬들 “상 강탈당했다”
반대 의견 봇물… 사무국 비판도

뮌헨=EPA연합뉴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3)는 지난해 축구팬들로부터 ‘발롱도르를 강탈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2020시즌 공식 경기에서만 무려 55골을 뽑아내며 팀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독일축구협회(DFB)컵 우승 등 ‘트레블’을 이끌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최고 선수를 선발해 수상하는 발롱도르 시상식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에 이어 오랫동안 세계 축구 공격수의 3인자였던 그가 마침내 정상에 오를 기회가 사라졌기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했다.
이런 레반도프스키가 올 시즌에는 리그에서 MVP까지 놓쳤다.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엘링 홀란(21)이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2020~2021시즌 분데스리가 ‘올 시즌의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힌 것. 분데스리가 공식 트위터나 홈페이지에 아직 수상자 발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수상자인 홀란이 이를 밝히면서 사실상 수상이 공식화됐다.
그러자 이 결과가 독일 현지에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표면적인 기록 면에서 레반도프스키가 홀란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레반도프스키는 리그에서만 41골을 터뜨리며 1971∼1972시즌 게르트 뮐러가 세웠던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무려 49년 만에 갈아치웠다. 반면 홀란은 리그에서 27골로 레반도프스키, 안드레 실바(28골)에 이어 득점 순위에서 3위에 그쳤다. 팀 성적도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9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도르트문트는 3위에 머물렀다. 득점왕 수상에 분데스리가 전설의 기록을 깨뜨렸고, 팀을 우승까지 시킨 레반도프스키가 MVP를 수상하지 못했으니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수상하지 못한 선수가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천재지변으로 발롱도르를 놓친 레반도프스키이기에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다수의 팬들은 수상을 발표한 홀란의 SNS에 몰려들어 “레반도프스키가 상을 강탈당했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바보 같은 팬 투표 결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그릇된 결과가 나왔다”며 사무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홀란을 응원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레반도프스키의 기록이 워낙 압도적일 뿐 그의 성적도 여타 리그에서는 MVP를 수상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게다가 나이도 21세에 불과해 현재보다는 미래의 기대감이 더 크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맨유를 비롯해 맨체스터시티, 첼시(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이상 스페인) 등 빅클럽들이 뜨거운 영입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적료는 1억5000만유로(약 2000억원)를 훨쩍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그에게 팬들이 직접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한 팬은 그의 SNS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와서 진짜 최우수상을 받아라”라고 적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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