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공식실무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성지’로 불리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 묘에 참배하는 것으로 방미일정을 시작했다. 첫 일정으로 미국의 현충원이자, 다수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이 묻혀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은 것은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미국 측에 발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 묘에 헌화하고 국립묘지 기념관실에 무명용사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기념패를 기증했다.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는 한국으로 따지면 국립현충원에 해당한다. 이곳에는 무명용사의 묘가 있는데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 미국이 치른 전쟁에서 전사했지만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군인들의 유해가 보관돼 있다. 미국 의장대는 문 대통령은 21발의 예포로 맞이했다.
로버츠 의전장의 영접을 받은 뒤 문 대통령은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무명용사의 묘 비문에는 ‘하나님만 아시는 무명용사들이 영예롭게 여기에 잠들다(Here Rests in Honored Glory, An American Soldier Known But to God)’는 말이 새겨져 있다. 미 군악대가 애국가와 미국 국가를 연주했다. 문 대통령은 정장 차림으로 의장대 구령을 따라 가슴에 손을 얹는 식으로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모든 군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무명용사 묘의 우측에 있는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전시실을 돌면서 설명을 들은 뒤 방문 기념 기념패를 기증했다. 기념패에는 ‘무명용사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In Memory of the Unknown Soldiers and their Noble Sacrifices)’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국내에서 제작해 미국으로 갖고 왔으며 김동현 작가가 제작했다. 서양 기념비에 주로 사용하는 오벨리스크 형식으로 제작했다. 국군유해발굴단이 발굴한 한국전쟁 참전 미군 배지 및 단추 등을 부착했다. 전체적으로 한국의 전통문양을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전통과 번영이 우방국 참전의 노고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상징했으며 안쪽면에는 불탄 흔적을 새겨 한국전쟁의 전화를 상징토록했다.
문 대통령은 헌화 행사에 참석한 미측 인사들을 만나,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대해 재차 경의를 표하는 한편 이렇게 피로 맺어지고 오랜 세월에 걸쳐 다져진 한미동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강력하고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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