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이 유명산 정상에 대형 로봇 태권브이 조형물을 설치하려다 환경파괴 우려 등 논란을 빚자 장소를 무주전통테마파크로 옮기고 ‘움직이는 로봇’ 제작으로 선회해 최근 입찰 공모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엔 입찰 참가 자격을 로봇 제작 전문업체로 제한해 조형물 제작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18일 무주군에 따르면 사업비 67억원을 들여 무주읍 당산리 무주전통테마파크 일대에 태권브이랜드를 조성하기 위해 최근 나라장터(G2B)를 통해 태권브이 로봇 제작·설치 제안 업체를 공모했다.
태권브이 로봇은 높이 12m 이상 크기로 유압서보(제어) 장비를 활용하고 로봇공학을 접목해 태권도 품세를 3개 이상 재현할 수 있도록 했다. 로봇의 자세 변화를 위한 큰 관절 동작은 19관절 이상 독립 구동하고 조명과 음향을 결합한 기믹연출 등으로 20개 이상 외형 동작 효과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는 일본 요코하마에 설치된 ‘건담 로봇’과 비슷한 유형의 대형 로봇을 설치하는 것이다. 움직이는 대형 로봇이 국내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의 고정형 조형물과 차별화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무주군은 참가 업체를 엔지니어링사업자 신고증을 소지하고 최근 5년간 30억원 이상 산업용 유압로봇이나 유압서보시스템 경력을 소유한 곳으로 제한했다. 또 다음 달 7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업체를 선정, 2023년 말까지 이를 제작·설치할 계획이다.
무주군은 대중적 인지도를 지닌 태권브이에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관광 체험 콘텐츠를 접목한 로봇이 들어서면 새로운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태권도의 성지’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해 조형물 관련 업체들은 디자인과 조형 요소를 배제한 채 단순히 유압 기능을 이용해 움직이는 로봇만 제작·설치할 경우 사업 효과에 의문이라며 참여 배제에 반발한다. 특정 업체를 염두한 입찰 자격 제한이라는 주장도 있다. 산업용 로봇 제작 업체들 또한 사업비 규모가 적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관련 업체는 국내에 300여개에 달하지만, 최근 입찰 참가 자격을 부여하는 현장설명회에 2개 업체 정도만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주군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6년부터 국비 등 72억원을 들여 태권도원 인근 항로산(해발 420m) 정상에 높이 33짜리 ‘태권브이’ 대형 조형물 등을 갖춘 ‘태권브이 랜드’ 조성사업을 추진하다 2019년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치밀한 검토와 폭넓은 의견 수렴 없이 단순히 눈길을 끌기 위해 섣불리 추진할 경우 빼어난 산림과 자연경관을 훼손할 수 있는 데다 이에 따른 관광 효과 또한 불확실해 보여주기식 행정이자 예산 낭비의 전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기업 출신 부총리의 ‘탈관료주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63.jpg
)
![[기자가만난세상] ‘코리아하우스’의 달라진 위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793.jpg
)
![[세계와우리] 서방 제재 4년을 버틴 러의 내구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56.jpg
)
![[기후의 미래] 언론의 ‘에너지 편식’ 괜찮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09.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