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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만큼 아름다운 작별…수묵추상 거장 서세옥 작품 3000점 기증

입력 : 2021-05-12 23:43:36 수정 : 2021-05-12 23: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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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 김용준, 추강(秋江), 종이에 수묵과 담채, 29(h)x41(w)㎝, 1943
성북구 제공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한국 수묵추상의 거장 산정 서세옥 화백의 작품과 컬렉션이 서울 성북구에 대거 기부된다.

 

성북구청은 12일 성북구와 고 서세옥 화백의 유족이 ‘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 기증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서 화백 작품과 생전에 모은 미술품 3290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는다고 밝혔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서 화백 작품 및 컬렉션 3290여 점 무상기증 및 서 화백을 기리기 위한 미술관 건립 추진에 관한 사항 등이다.

 

이번에 기증되는 작품 3290여 점에는 서 화백의 주요 구상화 및 추상화 450점을 포함해 드로잉, 전각, 시고 등 작가의 모든 작업 세계를 망라한 2300여 점이 포함됐다. 성북구 측은 “이번 대규모 기증은 서세옥 작품 세계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인 기증의 전무후무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정 서세옥, 장생, 1972, 한지에 수묵, 97x66cm

또한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소정 변관식, 소전 손재형, 근원 김용준 등 한국미술의 맥을 잇는 작품들이 포함된 990여 점의 ‘서세옥 컬렉션’도 기증돼 컬렉터로서의 서세옥도 조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929년 태어난 서 화백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동양 화단의 유일한 전위적 청년 작가들의 집결체’로 평가받는 묵림회(墨林會)를 창립해 전통화의 현대화 운동을 주도하는 등 혁신적인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내 ‘수묵추상’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 화풍을 만든 개척자로 평가된다. 1970년대부터 그린 ‘인간’ 시리즈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다. 두 아들 역시 예술가다. 장남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차남은 건축가 서을호다.

 

산정 서세옥, 춤추는 사람들, 1989, 닥종이에 수묵, 163.5x259cm

서 화백은 생전 60년이 넘는 기간을 성북구에 거주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했다. 1978년에 시작된 ‘성북장학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성북의 미술인들이 작품을 판매한 기금을 지역 장학금으로 조성했다. 이 모임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09년 개관한 성북구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고 명예관장도 역임했다.

 

산정 서세옥, 행인, 1978, 한지에 수묵, 81.4x74.8cm

성북구는 협약식 이후 미술관 건립을 추진해, 서세옥 작품세계를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소전 손재형, 화의통선(画意通禪), 1958,  123.7x32cm

성북구 측은 “성북은 한국의 근현대 예술가들이 다수 거주했던 곳으로 이번 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의 기증은 지역의 예술적 자원이 공공에게 환원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더 많은 사람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중요한 기반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서 화백 유족과 이승로 성북구청장, 이건왕 성북문화재단 대표이사,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 전 서울시립미술관장인 유희영 작가 등이 참석한다.

 

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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