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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칫솔에 락스칠 후 "왜 안 죽노"…아내 외도 잡으려다 발견

입력 : 2021-05-10 10:11:25 수정 : 2021-05-10 15: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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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수상해혐의로 재판중 / 불륜 의심 남편, 카톡 훔쳐봐 ‘선고유예’ 판결

 

법원이 외도를 의심해 아내가 잠든 사이 휴대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열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선고를 유예했다.

 

안타깝게도 남편 A(47)씨는 외도를 잡으려다 아내가 자신의 칫솔에 락스를 바른 사실을 밝혀냈다.

 

그의 아내 B(46)씨는 화장실에서 무언가를 뿌리며 “왜 안 죽노”, “락스물에 진짜 쳐 담그고 싶다” 등의 혼잣말을 했는데 이같은 말이 A씨가 설치한 녹음기에 고스란히 담겼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지난 2014년 9월 대구시 수성구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아내인 B(46)씨가 외도한다고 의심해 잠이 든 사이 피해자의 휴대폰에 비밀번호를 입력한 다음 친구 C씨와 서로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봤다.

 

아내가 C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에는 ‘늙어서 같이 요양원 가자’, 추석에 카카오톡 해도 되는지 물어보거나 만나자고 약속하는 내용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로 인해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 보관 또는 전송되는 피해자의 비밀을 침해한 혐의(정보통신망침해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편 A씨는 자신의 집에 녹음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설치한 후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고 휴대전화기 녹음기능을 이용해 피해자가 친구와 전화 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도 함께 받는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위장 쪽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지난해 1월에는 건강검진을 통해 위염,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그는 자신이 사용하는 칫솔에서 락스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고 평소에 보지 못했던 곰팡이 제거용 락스가 두 통이 더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같은 사실한 그는 자신만이 알 수 있도록 칫솔 등의 방향을 맞춰놓고 출근했다가 퇴근 후 칫솔 등의 위치가 바뀌어 있자 녹음기와 카메라를 이용해 녹음과 녹화를 한 후 출근했다.

 

녹음기에는 화장실에서 무언가를 뿌리는 소리와 함께 ‘안 죽노’, ‘몇 달을 지켜봐야 되지’ 등 B씨가 혼잣말하는 소리가 녹음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휴식을 취하던 중 아내가 친구와 전화 통화하면서 다른 남자와의 성관계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자 이를 녹음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청구를 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B씨를 주거에서 즉시 퇴거하고 직장 등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임시 보호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A씨는 같은 달 14일 대구지검에 수집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며 B씨를 살인미수로 고소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법원은 A씨가 녹음기, 카메라 등을 설치해 몰래 녹음·녹화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규철)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 등 혐의로 기소된 남편 A(47)씨에게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죄는 우발적으로 이뤄졌고 경위에 참작할 바가 있고 범행 이후 5년이 훨씬 넘도록 피해자 B씨가 문제 삼지 않고 부부관계를 계속 유지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범행 여부 및 방법, 정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와 같이 피해자의 언동을 녹음·녹화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것 외에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적절한 수단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녹음의 범위를 증거 수집을 위한 범위로 제한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에 관한 증거를 확보하고 자신의 신체와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써 행위의 동기와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검찰은 위험한 물질인 곰팡이 제거용 락스를 사용해 상해를 가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는 사실로 B씨를 특수상해미수 혐의로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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