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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군이 완전히 진압된 직후인 1980년 5월27일 오전 7시30분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내부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계엄군은 27일 0시 1분 상무충정작전을 시작해 오전 5시 10분 도청을 진압했다. 상무충정작전은 당시 도청에서 계엄군과 대치하고 있던 시민군을 소탕하는 작전이다. 이날 오전 7시 20분 3공수여단이 20사단에 도청을 인계했고, 오전 7시 30분 계엄군은 도청 내부를 외신기자에게 먼저 공개했다.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국 기자로서 광주를 찾은 노먼 소프가 가장 먼저 현장을 들어갔다. 최후 항전지인 도청은 이미 피로 물들어있었다.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는 한쪽 눈을 감지 못한 채 전남도청 회의실 바닥에 누워있다. 윤 열사 주변에는 뒷짐을 진 간부, 경계 자세를 취한 병사 등 4명의 계엄군이 저마다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서 있다.

 

광주상고 1학년 학생이었던 안종필, 문재학 열사는 까까머리에 교련복 차림으로 도경찰국 2층 복도에서 웅크리고 있다.

 

전남대 2학년생이었던 이정연, 재수생이었던 홍순권, 표구점 점원이었던 박진홍 열사는 버려진 의자가 나뒹구는 도경찰국 민원실 계단 아래에서 널브러졌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관계자가 6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외신 기자 노먼 소프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최후진압작전 전후 상황을 촬영한 사진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2021.05.06. wisdom21@newsis.com

계엄군은 벽면에서 뜯어낸 칠판을 들것 삼아 열사들의 시신을 도청건물 밖으로 옮겼다.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은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맞아 6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2층 별관에서 노먼 소프(Norman Knute Thorpe) 기증자료 특별전 설명회를 열었다.

 

추진단은 노먼 소프가 기록한 도청의 촬영 시간이 오전 7시 30분부터 표기됐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5·18 사망자 검시 보고서를 대조하고, 유가족 진술을 청취해 사진 속 열사들의 신원을 특정했다. 사진은 항쟁 당시 내부 상황을 복원하는 사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추진단은 탄흔 등 건물에 남긴 흔적과 함께 열사들이 숨을 거둔 자리에도 표식을 남겨 역사성을 보전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계엄군이 들이닥치기 이전 최후의 항전 전야 상황을 고증할 구술과 추가 기록 확보는 과제로 남겨뒀다.

 

노먼 소프는 필름 카메라와 기자증, PRESS 완장 등 5·18을 취재할 때 사용한 희귀자료를 사진과 함께 기증했다.

 

이번 사진전은 오는 7월31일까지 도청 별관 2층에서 열린다.

 

노먼 소프는 전시를 앞두고 “5·18은 대한민국 민주화를 향한 길고 긴 투쟁의 일부분”이라며 “앞세대가 자유 선거를 확립하고 민주주의를 꽃피우려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젊은 세대가 배우고 진심으로 감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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