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우수수’… “권고 아니다” 진화
재닛 옐런(사진) 미국 재무부 장관이 미국 경제의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시장이 동요하자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옐런 장관 발언에 화들짝 놀란 미국 뉴욕 증시는 나스닥이 전장보다 무려 1.88% 급락하는 등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 시사 전문지 애틀랜틱이 주최한 ‘미래경제서밋’ 행사에 온라인으로 중계된 사전 녹화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여러 차례 경기부양책을 집행한 데 이어 대규모 물적·인적 인프라 투자까지 예고한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옐런 장관은 “추가 지출이 미국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매우 완만한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미국의 금리를 0∼0.25%로 동결하면서 연준이 올해 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고, 시중에 통화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한 연준의 채권 매입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옐런 장관 발언으로 뉴욕 증시 주가가 급락하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전장보다 261.61포인트(1.88%) 급락한 1만3633.50으로 장을 마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은 옐런 장관의 인터뷰 내용에 크게 동요했다. 기술주와 같은 성장주들은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수익을 먼저 반영해 온 만큼 금리가 오르는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파문이 확산하자 옐런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기업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회의에서 자신이 금리 인상을 예상하거나 이를 연준에 권고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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