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김수영, 조병화, 소설가 이병주를 비롯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1921년생 문인들을 되새기는 문학제가 오는 13∼14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등에서 열린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3일 세종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를 주제로 ‘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문학제는 친일이나 월북 논란을 넘어 통합과 포용의 정신으로 한국 문인들을 재조명하겠다는 취지로 2001년부터 매년 열려 왔다.
올해 대상 작가는 1921년에 태어난 김광식, 김수영, 김종삼, 류주현, 박태진, 이병주, 장용학, 조병화 8인. 특히 소설가 이병주와 시인 김수영, 조병화 등은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당대에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한 파장을 줬을 뿐만 아니라 현재도 문학계 안팎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일제 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나 만주사변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성장했고, 장년기에는 해방과 6·25전쟁, 4·19혁명 등을 경험했다. 일제 말기 이병주와 장용학은 학병으로 징집됐고, 김수영과 김광식은 이를 피해 만주로 도피했다. 이들은 1945년부터 차례로 문단에 등장한다.
문학제 기획위원장인 강진호 성신여대 교수는 간담회에서 “이들은 일본어를 국어로 배웠던 세대이고 일본에서 대학을 마친 분들”이라며 “당시 학병이 징집이 아니라 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평생 트라우마가 되기도 했다”고 작가들을 소개했다. 시인인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경영임원도 “가장 언어적으로 궁핍했지만 언어의 최전선에서 봉사해야 했던 분들”이라고 거들었다.
문학제는 13일 오전 세종로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를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막을 연다. 14일 오후 7시에는 전태일기념관에서 대상 문인 8명의 작품을 낭독하는 문학의 밤 행사를 연다.
김용출 선임기자, 사진 대산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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