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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당이 정책 중심 돼야” vs 김기현 "집권세력 난폭운전 단호 대처"

입력 : 2021-05-04 06:00:00 수정 : 2021-05-04 06: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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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 첫 회의서 ‘엇박자’
宋 “백신 수급에 당력 집중” 강조
김용민 “검찰개혁특위 재개 돼야”
강병원 “종부세 완화, 잘못된 처방”
宋에 부정적 ‘친문’ 입장 내보여

김기현,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 첫 주재
“與 법사위장, 장물 갖고 있는 것”
靑에 ‘부동산 여야정 협의체’ 제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 대표가 당 중심의 당정청 관계 재정립을 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 주도의 국정운영’을 당부하며 송 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송 대표로선 이번 5·2 전당대회에서 위력을 과시한 ‘강성 친문(친문재인)’과 절충점을 찾아 기존 친문 위주가 아닌 새로운 ‘원팀 정신’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송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냐, 민주당 정부냐고 할 때 아무래도 ‘민주당’ 정부라는 방점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책도 당보다는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당정청 체제와 함께 ‘원팀’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송 대표 취임 후 가진 5분간의 첫 통화에서 “원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송 대표가 화합적이시니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 당원들도 그 점을 높이 평가해 지지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이 밝혔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송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지금부터는 당이 주도하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니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되, 다만 당정 갈등이 있는 것처럼 불협화음이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왼쪽)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송 대표의 ‘이심전심’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등 하락세에 놓인 여권 지지율에 반전을 주기 위한 출구전략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조사해 이날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33.0%, 민주당 지지율은 27.8%로 둘 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서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송 대표 앞엔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전대에서 홍영표 의원의 선전으로 여전히 ‘당의 주인은 친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 지지도와 전당대회에 대한 전반적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강성 당원들의 영향력이 오히려 확대된 것”이라며 “(송 대표에겐) 윤호중 원내대표와 관계 설정 문제가 남았다. 두 사람은 오래 같은 당에 몸을 담았지만, 현재는 강경파(윤호중)와 비강경파(송영길)의 상징성을 나눠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당정청 관계의 첫 시험대는 ‘슈퍼화요일’이라 불리는 4일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다운계약서·투기·자녀 이중국적 의혹 등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여권 내에서도 자질 시비가 불거지고 있어서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소명이 부족할 땐 임명 반대 의사를 표명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새 대표가 3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대중 대통령 묘에서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송 대표는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방문하며 ‘통합’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국회 법사위원장 등 상임위 재협상과 코로나19 백신 국정조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특검 등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어 향후 여야 관계도 가시밭길에 놓였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송영길 “백신·부동산 주력”… 최고위원들은 “檢개혁 시급”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 대표는 3일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으로 지목된 코로나19 백신 수급 정책과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 등 전반을 재검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임 최고위원들이 지도부 첫 회의부터 검찰·언론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부동산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벌써부터 엇박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내일(4일) 일정을 6일로 미루고 봉하마을, 5·18 묘지 참배도 미루고 백신과 부동산 정책을 리뷰할 생각”이라고 했다. 당 대표 경선 준비로 미처 챙기지 못한 정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무엇보다 신속한 백신 수급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국민께 말씀드린 대로 11월 집단면역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현재 계약된 물량이 차질없이 인도되도록 뒷받침하는 것과 함께 백신 생산 허브로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과 관련해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하는 게 아니라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선의로 해석하고 상처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송 대표는 당이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반성을 재차 내놨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 소통이 죽어버리면 민심이 제대로 당 내부 토의 과정에 반영되지 않고, 그 틈이 처음에는 조금 벌어지다가 계속 이어져 보궐선거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신임 최고위원들은 검찰 개혁 등에 대한 연속적인 추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며 송 대표와 온도 차를 보였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께서 저를 최고위원으로 일하게 해주셨고, 그 뜻은 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성 친문(문재인)’으로 분류되는 그는 전날 경선에서 최고위원 후보 7명 중 득표율 17.73%로 1위를 기록, 수석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그는 “검찰개혁뿐 아니라 언론개혁과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개혁, 각종 민생개혁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검찰개혁특위가 다시 신속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4·7 재보선 참패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쇄신론을 겨냥,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어떤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되었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친문 강병원 최고위원도 “재보선 이후 마치 종부세가 우리 당 패배 원인인 양 종부세 기준 금액을 대폭 상향하자, 대상을 축소하자는 말이 나온다”며 “잘못된 처방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택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160만채를 시장에 나오게 하는 게 부동산 가격 하향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송 대표의 면전에서 당 대표 경선 라이벌이던 우원식 의원의 공약을 부동산 해법으로 내세운 것이다. 그는 또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를 통해 공공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해야 한다”고도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장물 돌려달라" 김기현호 닻 올리자마자 ‘법사위원장 쟁탈전’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무능한 집권세력의 무면허 난폭운전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박광온 의원을 내정하면서 야당의 반환 요구를 거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이 첫 충돌지점이 될 전망이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아직도 국민 눈높이에는 우리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더 강력한 혁신과 체질개선이 요구된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에 더 큰 민심을 담을 수 있도록, 진영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국민의 행복에 맞추어 당을 과감히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권한대행은 “민주당도 더 이상의 일방독주를 멈추고 야당의 소리, 희망을 잃고 답답해하는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주길 바란다”며 “허울뿐이 협치 운운은 이제 그만하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백신 문제,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에서만큼은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국민의 삶을 지켜나가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이 계속 독선과 아집을 부리며 국회를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만드는 걸 지속해도 우리 당은 국민의 삶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거듭 역설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 권한대행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라며 “장물을 돌려주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30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부터 민주당에 법사위원장을 반환하라고 요구해왔다. 김 권한대행은 취임 인사차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관습법과 전통으로 지켜왔던 국회 운영의 기본 룰은 이제 다시 정상화 시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박 의장에게 법사위원장 반환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권한대행의 몽니에 국회가 다시 정쟁의 장이 되고 있다”며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한 건 국민의힘 스스로의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생입법·개혁입법 완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법사위원장직을 지킬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로 찾아온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선 “국민들이 부동산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며 “세제도 부동산과 맞물려 있으니 관련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같이 풀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배준영 대변인이 전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회의 전에는 국회 앞에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의 소급적용 입법을 요구 중인 같은 당 최승재 의원의 천막 농성장을 찾아 “코로나19로 가장 어려운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이 (소급해) 이뤄지도록 민주당에 이 법안 처리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에는 초선 강민국·전주혜 의원이 내정됐다. 이 중 강 의원은 당내 초선 개혁 모임인 ‘지금부터’의 좌장을 맡고 있다. 이들을 비롯, 태영호·정동만·강대식·박성민·최춘식·유상범·엄태영·구자근·김예지·허은아·조명희 의원 등 초선 의원 13명이 원내부대표에 내정됐다.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 내정자들은 앞서 내정된 추경호(재선)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향후 의원총회 인준을 거쳐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에는 인천 동구미추홀갑 당협위원장인 전희경 전 의원이 임명됐다.

 

이동수·배민영·김주영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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