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경북 경주시 한 아파트에 둥지를 튼 모습이 목격돼 눈길을 끌고있다.
3일 경주시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323-8호인 황조롱이 한쌍이 지난달 14일부터 경주 도지동 한 아파트 발코니 화분에 둥지를 틀었다.
이 화분은 빈 상태로 난간 밖에 설치된 상태인 만큼 황조롱이 등 새가 접근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황조롱이 부부는 지난달 21일쯤 알을 낳은 뒤 새끼 5마리를 부화했다.
황조롱이는 현재 먹이를 사냥해 새끼에게 먹이는 등 육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남산 인근에 있는 도지동은 도심과 다소 떨어진 곳이지만 매과에 속하는 맹금류가 사람이 사는 곳에 둥지를 튼 것은 드문 일이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주민인 정해윤 씨는 “황조롱이 새끼들이 잘 자라서 둥지를 떠날 때까지 건강하게 머물다가 가길 바란다”며 “우리 가족에게는 행운이자 큰 선물이다”고 말했다.
한편 황조롱이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적으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텃새이다. 번식기 외에는 단독생활을 하며 먹이는 주로 땅 위의 목표물을 낮게 날거나 정지비행을 하다가
급강하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한다. 최근에는 도심의 아파트 베란다, 고층건물의 턱 등지에서 흔히 관찰되고 있다.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한 무리의 새인 한국황조롱이(Korean Kestrel)는 드물게 관찰되는 겨울철새이며, 황조롱이 수컷과는 쉽게 구분이 되지만 암컷은 구분이 힘든 것이 특징이다.
경주=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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