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판매 월풀 제치고 ‘1위’
화학도 분기 영업익 첫 1조 돌파
전장·AI 등 미래사업 적극 발굴
구회장 리더십·체질 개선 ‘효과’

‘선택과 집중’, ‘시스템에 기반한 결단’ 등 구광모 LG 회장의 그룹 경영 전략이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한 과감한 체질 개선이 LG전자와 LG화학의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등의 다양한 성장 시그널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8조8095억원, 영업이익 1조5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7%, 39.1% 증가하며 각각 분기 사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생활가전(H&A) 부문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9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부문은 미국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매출 1위로 올라섰고,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가전 회사 가운데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회사는 여태 단 1곳도 없었다. LG전자의 대표 스팀가전과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 컬렉션 판매가 증가하고 있고, LG전자 강세 품목인 에어컨이 성수기에 접들면서 1조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적자인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은 구 회장의 리더십과 계열사 내 체계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지난달 누적 영업 적자가 5조원에 달한 모바일(MC)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앞서 2018년 9월에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해 매각했다. 2019년에는 수소연료 전지 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와 LCD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 사업 등을 청산 또는 매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는 사업부마다 몇 년간 얼마 적자가 나는 등 한계 상황에 직면하면 사업을 과감히 접는다는 컨센선스가 확립되어 있다고 들었다. MC 사업도 이에 따라 철수를 결정한 것”이라며 “이런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이 사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감한 투자를 등에 업은 전장사업과 인공지능(AI) 등은 LG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올랐다. 7월 출범하는 LG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은 연평균성장률이 50% 이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매출이 6조8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23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더믹에 따른 홈코노미 수요 증가와 LCD 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OLED 수요 증가가 원인이다.
LG화학은 1분기 영업이익은 1조4083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4.0% 증가한 수치다. LG화학은 1분기 가전, 건설, 의료 물품 등의 전방산업 수요가 견조하고, 글로벌 공급 이슈가 더해지며 역대 최고의 분기 매출과 수익을 창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도 341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 증가와 수율 개선 등 생산 안정화,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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