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찬반 투표서 도민 반대 우세
지난 2월 여론조사 결과 전달에도
국토부, 현재까지 공식입장 없어
제주 출신 與 의원들도 묵묵부답

정부가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 건설 여부에 대한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도민들의 피로감만 쌓여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도민과 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 간 찬성·반대 의견이 엇갈리면서 또 다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 사회협약위원회가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입장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한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
도 사회협약위원회 갈등관리분과는 공공갈등 해결 차원에서 실행된 제2공항 개발사업 관련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2월 국토부에 전달됐으나 아직 이에 대한 국토부의 공식 입장과 후속조치 계획이 발표되지 않아 무엇보다 도민여론조사 이후 제2공항 개발사업 관련 국토부 방침 및 향후 계획, 국토부 차원의 갈등관리계획 확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회협약위원회는 국토부 공식 입장 확인을 위해 제2공항 개발사업 관련 질의서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지난 2월 여론조사 이후에도 제주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찬반 입장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여전히 묵묵부답이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회견을 열고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제주 제2공항 사업이 6년째 답보 상태라며, 제2공항 조기 개항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원보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여론조사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요청한 것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만약 국토부가 제2공항 건설 정책결정 과정에서 도민의 의견과 다른 결정을 내리면 무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 여론조사 결과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음에도 ‘정상 추진’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해 논란이 됐다.
지난달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홍명환 의원은 “여론조사 해석에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제2공항 반대 민의가 나와 있다. 지사가 민의와 역행하는 의견을 밝혀 실망하는 도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제주공항은 2014년에 이미 포화라고 정부에서 결론내렸다. 지난 정부에서 속도감 있게 진행됐지만 2017년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사실상 한 발짝도 진전된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지난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도민 각 2000명, 성산읍 주민 각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체 도민 여론은 반대가 우세했지만, 공항 예정지 주민의 경우 찬성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