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한다. 북한이 전날 3건의 대남·대미 비난 담화를 낸 직후에 만나는 것이어서 양 장관의 한반도 정세 관련 논의가 주목된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런던에서 블링컨 장관과 한·미외교장관회담을 할 계획이다. 다음 달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 코로나19 백신 등 양자 협력, 국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3월 한국에서 양 장관이 회동한 뒤 약 1달여만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완료한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한국 정부에 상세히 설명한 만큼 양 장관은 향후 이 정책을 효과적으로 이행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첫 의회 연설에서 북한을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한 데 대해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한국 시간 2일 담화를 내고 “대단히 큰 실수”, “실언”이라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북한은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태로 최근 미 국무부 대변인의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성명에 두고서도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을 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정 장관은 4일부터 5일까지 진행되는 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 열린 사회, 보건·백신, 기후변화, 교육·성평등 등과 관련한 논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5일에는 블링컨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함께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지난 2월 취임 이후 모테기 외무상을 처음 만나는 것으로 코로나19 대응, 한반도 정세, 도쿄올림픽, 지역 현안 등 공통 관심사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G7 회의 계기 한·일외교장관회담도 추진하고 있지만,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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